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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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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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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5월 05일 12: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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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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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에서 갑자기 울리기 시작한 나무들의 소리에
하늘을 우러러 바라봅니다
높이 솟은 마른 나무 가지들이 조용히 몸을 흔들며 불러주던
그 천상의 소리가 지금도 눈감으면 들리는 듯
사람이라곤 동반자 외에 아무도 없는 그 산속에서
발걸음 따라 오도독 오도독 부서지는 마른 가지의 소리와
하늘로부터 울려 퍼지던 바람과 앙상한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
서로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진실한 눈으로 보아주기까지
고통의 시간을 건너온 두 사람은 그저 그 소리에 마음을 내맡기고
조용히, 조용히 걸음을 옮깁니다
아직도 매서운 봄바람에 콧물을 연신 훌쩍이면서도
여자는 바람소리에 취해 제법 가파른 산길에 다다르도록
기꺼운 마음으로 열심히 남자의 뒤를 따라 갑니다
그런 여자의 모습이 남자도 기특했던지
따뜻한 눈길로 손을 잡아줍니다
문득 발밑에서 들리는 부서지는 나뭇가지의 소리에
몇 개를 주워보니
모진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떨어진 그들의 모양새가
얼마나 소박하게 아름답던지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한 것이
산을 내려와 보니 어느새 한 아름입니다
비록 꽃을 피우진 못한다 해도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움을,
세상이 정해 놓은 기준에 부족한 부분이 많더라도
그 자체로도 하나의 의미 있는 삶임을
머리로만 알고 가슴으론 깨닫지 못했던
그 어둠을 깨고 나오기 시작한 걸음에 대한
도움의 손길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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