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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캐스피언의 왕자편'(위니캇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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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캇반(rroye@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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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22일 0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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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캐스피언의 왕자편'(위니캇반)
아동인격발달이론인 ‘도널드위니캇’ 강의 1부의 마지막 주제인 ‘환상의 영역’를 듣고나서 나니아 연대기라는 판타지 영화를 함께 분석해보기로 했다. 절대적의존기에서 시작되는 ‘인생의 파노라마’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능인 의존과 독립에 대한 욕구와 발달 그리고 그 좌절에 관한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말이다.
절대적의존기의 대상관계과 자아지원, 대상항상성과 애착, 안아주기환경의 성취인 비통합 경험, 전능환상과 환상의 영역에서 만들어지는 놀이와 의사소통 능력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의 주제인 분리와 상실(애도)등 멋진 주제들이 엄마와 아이사이에서 일어나는 의존과 독립과정이다.
〈옷장도 사라지고 하얀마녀도 죽고 아슬란이 자취를 감춘지 1300년의 시간이 흘렀다. 피터, 수잔, 에드먼드, 루시남매(전설의 4인왕)는 마법의 부름으로 나니아로 돌아온다. 그러나 인간에게 정복되어 신비의 빛을 잃은 멸망 직전인 나이아～ 막강한 미라즈 왕과 결전을 앞둔 절체절명의 위기 나니아에 돌아와 아슬란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이 시작되는데 나니아는 암흑의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현실과 환상이 겹친 곳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하고 나쁜것들을 없애고 좋은 것들을 통합하는 과정인 ‘나니아’는 중간계이다(Transitional Stage).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환상에 열려있는 마법이 통하는 곳, 창조적인 곳이다.
반면 대립구조를 갖는 미라즈왕과 텔마린족은 다툼과 권력 그리고 형식이 중요한 기성세대의 상징일 것이다.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기존에 부모가 심어 주었던 가치를 뒤엎고 새로운 자신만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고군부투하고 있는 모습이랄까.
첫 번째 이야기인 나니아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편을 읽고 떠올린 기억이 있다. 우리 엄마의 옷장에는 한복이 가득했다. 엄마가 없는 날이면 몰래 엄마의 옷장에서 한복을 모두 끄집어 내어 이것저것 입어보았다. 귀머거리 할아버지는 나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예쁘다”를 연발해주셨다. 나는 한복을 입고 춤을 추곤 했었는데 너무나 짜릿한 추억이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옷장의 상징성은 엄마의 몸속, 엄마의 품, 엄마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옷장에 들어가면서 옷 장문을 닫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 중간계로 들어갈 수 있지만 다시 나올 때를 생각해서 “문은 닫지마” 이런 요구가 아닐까 한다. “문을 닫으면(현실과 단절되면) 넌 사이코가 돼”
1편은 아이들이 나니아의 존재를 인식하고 수용하며 나니아의 나쁜 마녀를 물리쳐 자신들이 왕족이며 아슬란과 평화롭게 사는 것이다. 분열된 나쁜 엄마인 얼음여왕과 좋은 엄마인 아슬란의 대결속에 좋은 엄마를 중간대상물로 세우는 과정이다. 그래서 2편은 망각, 억압, 파괴된 혹은 분열된 중간계와의 재회, 재건립, 통합을 말한다.
런던의 아이들은 나니아 시절의 왕과 여왕들이다. 겉모습은 학교현실에 적응하는 아이들일 뿐이지만 영혼에는 눈에 보이는 모습보다 더 깊은 지난 발달의 역사와 의미, 과제들을 담고 있다. 런던의 지하철 현실에서 파도치는 섬 장면으로 전환되는 것은 꿈(무의식)이거나 어린 시절의 환상세계로의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다.
키작고 수염난 늙은 나니아인들은 억압된 자기상일 수도 있지만 그들의 안에 숨겨진 잠재능력은 얼마든지 성장하면 비범한 멋진 능력있는 사람이라도 될 수 있는 것 처럼 이들은 미라즈와 텔마린족을 물리치는데 힘센 도움을 필요할 때마다 주는 존재이다. 숲에서 텔마린 군들의 다리를 공격해서 쓰러뜨리며 주인공을 도와 주는 쥐도 그러한 존재이다.
루시는 아직 ‘불안’이 많이 생성되지 않은 상태의 앞으로 겪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순수한 어린 아이의 맑은 영혼을 의미하는 것 같다. 유일하게 아슬란을 볼수 있으니까말이다. 루시는 ‘영원한 물약’으로 죽어가는 난쟁이와 쥐기사를 살려내는 아직은 전능환상에서 머물고 있는 엄마의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아이이다.
루시는 꿈속에서도 아슬란을 만나 도와달라고 왜 지난번처럼 우리를 찾아와서 도와주지 않냐고 원망 비슷한 요청을 하는데 아슬란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라는 말로 부드럽고 적절한 좌절을 준다.
루시는 순간 실망하지만 그 경험은 큰 상처로 남지 않았기에 꿈에서 깬 후에도 루시는 아슬란을 계속 믿고 기다린다. 아슬란은 어머니상이다. 영화속의 등장인물들이 아슬란에게 도움을 바라고 아슬란을 위해 싸우겠다는 말에서 보면 아슬란은 환상속의 엄마일 수도 있고 현실에서 상당히 이상적인 엄마가 할 수 있는 말이나 행동들로 여겨진다.
전투에서 대놓고 아슬란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반인반수의 툼누스(켄타우로스)들이 너무나 애처롭게 느껴졌다. 외모들도 꽤나 어글리하고 불쌍해보이는데 아슬란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기까지 한다니 엄마의 사랑, 엄마의 인정을 받을 수만 있다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마저도 기꺼이 바치겠다는 뜻인지 너무도 슬프게 느껴졌다. 하지만 전투장면에서 보이는 켄타우로스의 용맹스런 모습에서 흥분되고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좋은 엄마에 대한 중간대상물인 아슬란, 나니아인들은 나니아를 위하여 왕을 위하여라는 모토보다 ‘아슬란을 위하여’라는 구호를 외치고 목숨을 바친다. 얼마나 엄중한 중간대상물인가 어쩌면 중간계(나니아)보다 중간대상물인 아슬란이 훨씬 더 중요하다.
중간대상물이 없는 중간계는 쓸모없는 폐허인 것이다. 살아있는 중간대상이 머무는 중간영역은 삶의 에너지를 창출시키고 예술을 창조하고 꿈꾸며 사랑할 수 있는 근원적 힘을 만들어주지만 이 영역의 실패는 불안을 상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중독과 강박적 의례, 폭력성으로 삶의 터전과 관계를 손상시키는 의미없는 곳이 되버리기때문이다.
아슬란은 항상 존재하지만 아이들이 다가가고 찾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 나쁜마녀로부터 아슬란이 살아남은 것은 중요하지만 아슬란의 존재성을 계속 인식하고 만남으로 나니아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수많은 군인과 나니아인들의 모습은 무의식속에 있는 하나하나의 세포같은 수많은 기억과 욕동들을 표현한듯하다. 그 모든 것은 두 편으로 나뉘어 선악을 위해 싸우기도 하고 서로 억압하고 충돌한다. 인간 무의식안에 있는 다양한 소망과 캐릭터, 고뇌와 모순, 전쟁같은 번뇌가 표현된다.
마치 현실속의 누군가와 충돌하지만 그것은 내안에 있는 자기와의 충돌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 처럼말이다. 아무튼 이 모든 것은 ‘아슬란을 위하여’ 사실 아슬란이 없는 투쟁은 소모전이며 패배가 있을 뿐이다. ‘어흥’ 한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데…(이 장면에서 의식은 너무 유치하다고 느낀 반면 무의식은 통쾌함을 느끼는 분열증상이 느껴짐)
“이 상상력 없는 인간”하면서 쥐가 인간을 물리치는 장면이 있다. 살아있는 상상물들이 있는 세계가 나니아이며 이 세계가 창조성의 원천이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좋은 엄마를 상징하는 아슬란의 존재로 굳건히 지켜지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 “내 안에 있는 아슬란아, 너는 잘 있니?”
캐스피언 왕자는 손쉽게 악과 결탁하여 미라즈의 죽음을 약속받는데 캐스피언 왕자는 영화속에서 그 엄마의 존재도 나오지 않고 아버지는 암살당한 사람인데 불안하고 인격발달이 잘 안된 사람인 것 같다. 아버지가 없음으로 인하여 견고하지 못하고 초자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것 같다.
누가봐도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손쉽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어리석게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너의 피 한방울만 주면 영원히 너의 종이 되겠다”는 너무나 달콤한 유혹을 하는 얼음마녀(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아이를 유혹하는 나쁜 엄마상)에게 넘어갈 뻔하기도 하고 말이다.
‘아슬란을 위하여!’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전쟁에 임하는 주인공과 조연들, 우리를 비롯한 보통사람들의 현실에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무의식에서 그토록 강렬하게 엄마를 의식하고 엄마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징하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배워야 할 것들을 어느정도 습득한 피터와 수잔은 나니아를 떠나게 된다. 앞으로 유년기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란 것이다. 환상능력은 성숙해서 현실속에 살아도 현실원리를 받아들여도 계속해서 어린이와 같이 어떤 것을 새롭게 발견하고 놀라워하며 경이로워할 수 있는 창조적인 능력이 된다. 이 세계가 없다면 삶은 딱딱하고 지루하고 기계적이고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것이 된다.
유년기를 벗어나 성숙의 단계로 접어든 형과 언니를 떠나보낸 어린 에드먼드와 루시는 앞으로 계속 의미있고 힘들기도 한 자기 발달의 모험을 통해 힘껏 성장하고 크게 자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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