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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와 라깡-유사성과 차이점에 대한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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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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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월 13일 07: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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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짧아 제 생각이 오해인지 이해인지 잘 모르겠지만 마음에 와 닿는 바가 있어 무식을 용기 삼아 제 생각을 풀어 봅니다.
고통에 빠진 중생을 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고통'에 주목했던 부처에게 가장 큰 화두는 '어떻게 하면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였을 것입니다.
그런 고민 속에서 존재의 참모습은 고정된 실체가 없으며 관계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질 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연기'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것이지요. 존재란 어차피 고정된 실체가 없고 변화하는 것이니 한 가지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빠져 들지 않으며,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는 중도의 태도가 고통에 빠진 인간을 구하는 방법인 것이구요.
라깡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정신분석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언어학자였던 소쉬르의 기표와 기의의 개념을 인간의 삶에 적용해 봄으로써 라깡 역시 인간이 고정된 '실체'로서가 아니라 '기표'로서 관계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라깡에 대한 짧은 설명(?)을 보니 라깡이 청장년 기에는 실재계에 관심을 갖다 중년인 1940~1960년 경엔 상징계에 관심을 가졌고 이후 노년기에 실재계에 관심을 가지며 주이상스라는 개념을 도입했더군요.
라깡이 살던 시기는 세계적인 큰 전쟁이 두 번이나 일어났던 시기였고, 그러한 전쟁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제국주의나 전체주의의 물결이 이는 것을 보고 '이렇게 전 세계를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힘의 정체가 뭘까? 어째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선함과는 거리가 먼 '전쟁'이라는 물결에도 이렇게 휩쓸려 가는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어요. 물론 이에 대해서는 전혀 사전적인 지식이 없어서 거의 소설에 가까운 추측일 뿐이지만 제가 라깡이었다면, 그 시대를 살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강하게 그런 의문이 들었을 것 같아요.
부처와 마찬가지로 라깡 역시 인간의 삶이 고정된 실체로서의 만남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표'로서의 만남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러한 기표들을 생성해내고, 보이지 않게 인간의 삶을 조종하는 '힘'의 정체에 대해 한 번 더 의문을 가진 것이지요.
라깡은 그 힘을 개인이 존재하기 전부터 존재해왔던 '상징계', '대타자'라는 개념으로 설명했고 인간이 그러한 상징계의 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임을 자각했지만 그러한 상징계의 요구-극단적으로는 전쟁 상황과 같은-도 결함이 있는 것이고 변화하는 것이기에 모두 전적으로 따르면서 살기보단 그 요구와 힘들의 정체를 알고 주체적으로 선택해서 살아야 함을 강조했을 거예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사회 상황을 예로 들었지만 라깡이 말한 상징계의 힘은 훨씬 더 복잡하고 교묘하고 뿌리깊게 우리의 생각과 삶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죽음이 가까워지는 노년에 이르러서는 '죽음욕동'에 주목했던 프로이트처럼, 라깡도 실재계에 관심을 갖고 이제 상징계의 힘, 타자의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주체적으로 욕망하는 삶을 넘어 죽음으로 이끌 수도 있는 '실재계', 주이상스를 추구하는 삶을 제시했지요.
여담이지만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로 관심을 옮겨간 라깡, 쾌락원칙을 연구하다 노년에 죽음욕동 개념을 도입한 프로이트, 탈경계 유희를 희망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인간이 겪는 삶의 파노라마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인간관계에서 고통이 밀려올 때 부처의 가르침인 중도의 태도로, 성실하게 꾸려온 자신의 삶에서 진정한 삶의 기쁨이 느껴지지 않거나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질 때 라깡이 제시해 준 욕망을 주체화 하는 태도로, 삶이 다하기 전에 뭔가 꼭 이루어보고 싶은 소망 하나가 봉긋 솟을 땐 주이상스를 추구해 보기도 하는 태도로 살 수 있다면 삶이 좀 덜 고통스럽고, 더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라깡이 제시한 방법이 훨씬 마음에 와 닿네요. 10만큼의 고통 속에 있을 땐 그것이 큰 고통이지만 그것을 회복하고 2만큼의 행복 속에 있는 땐 그 행복이 12로 느껴지니까 고통을 그대로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마도 견딜만하니 이런 소릴 하는 것이겠지만요^^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몰입할 기회를 주셔서, 또 그것을 표현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강의를 들을 때도 이렇게 질문해 주실 때 기쁘게 몰입할 수 있었고
그것을 표현해서 피드백을 받을 때 안심되고 행복했었는데 그것이 아주 중요한 것이었더라구요..
감사드리고 종종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이 있다면 피드백 해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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