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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했어. 내가 봤어. 수고했어.
류류
2017년 02월 01일 10:14
437

전쟁같았던 집안의 붕괴 앞에서 가족 역동과 나의 수치심으로 인해
나는 희생양역할과 중보자역할을 해가면서 살아왔다.
기둥이자 결정자인 엄마와 죄지은자인 아빠와 작은언니 사이에서의 중보자.

그 역동을 발견하고 몸서리치게 화나고 지겨워서 난리 난리를 치고 지랄 지랄을 했는데, 지난 설날 연휴 곰곰히 생각하니 집 밖에서도 작년 1년 동안 3건의 희생양+중보자 역할을 한 것을 새삼 확인하곤 아이구나 했다.

정신분석에서 설명하는 반복강박의 현상이던 원인이 무엇이던 간에
몸서리치는 상황을 더 겪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떠올랐다.

어떤 이의 분노를 내가 희생양으로 처리하지 않고도
슬쩍 피해가면서 행복하게 살던 시절도 있었고
그것이 일개 개인의 역할일진데
그게 자연스러운 것인데 말이다. 하는 기억저편의 기억.
그랬던 시절의 기억. 맥락이 떠올랐다.

희생양+중보자 역할은 지긋지긋해서 안하고 싶은데
어느 새 찾아서 하고 있는 갈등의 상황을 바라본다.
집 밖에서는 그저 호구이지
어릴때야 엄마가 예뻐해줬다고 하지만 그것도 후지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고.

이제 그 전시상황에서의 적응을 멈추고,
일상적인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고 마음을 다시 살펴본다.

희생양, 중보자 역할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지점,
감정의 자유로움, 행동의 자유로움을 비난받고 속박당함을
받아들였던 순간을 기억해본다.

이제 다시 되뇌어 본다.
"어떤 감정이던 어떤 행동이던 가능하다."
"모든 감정은 타당하다. 모든 감정은 타당하다."
"나는 희생자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죄인이 아니다."

어느 순간. 내 스스로를 칭찬해준 적이 없음을 발견한다.
나의 생명을 위해서, 더 나아가 무너질 것 같은 유기체였던 집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서 그래서 무너지지 않는 역할을 했던, 참 고생했던,
나 자신에 대한 다독거림이 없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알아주지 않는다고 억울해했었는데, 몸서리치게 화가 났었는데.
신이나 하나님의 기록 뭐 이런 것까지 갈 필요 없이
인간적으로 고생했다고 스스로 다독거리지 않았음을 바라본다.

고생했다. 집에서 종교인 역할 톡톡히 했네. 허허허.
최소한 너 스스로는 살렸고, 집안의 몇명도 생명력을 줬을듯 하네.
고생했어. 잘 버텼네. 고생했다.
네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네.

그리고 너는 충분히 좋은 사람이야. 그 분노를 그들에게 똑같이
갚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좋은 사람이라는 증거야.
고생했어. 내가 봤어. 고생했어. 잘 했어. 잘 이겨냈어.

전쟁은 끝났고,
더 이상 넌 포로가 아니고, 채찍질하지 않아도 되고.
너를 인정해주고 자유롭게 예뻐해주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찾아내고 그렇게 살아가자.

고생했어.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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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새로운 캐릭터가 필요한 시점이네요. 어떤 캐릭터로 살아볼까 싶어요.
그냥 직관으로 떠오르는 추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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