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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20일 꿈 현대식 건물 앞에는 잘 조성된 공원이 있다. 이제 막 조성된 깔끔한 공원이다. 공원 군데군데에 있는 작은 정원에는 나이 든 할머니들이 앉아 일을 하고 있다. 아마도 꽃을 심는 것 같다. 정원 길 사이에 난 산책길을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다. 건물 안에서는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나 나는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에 참석하러 와서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오줌이 마렵다. 오줌이 마려운데 화장실이 보이지 않는다. 오줌을 눌 적당한 자리를 찾고 있다. 두리번거리면서 보니 자전거를 타는 아가씨들이 알몸이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자전거를 타고 휙 지나가는 한 아가씨의 벗은 등을 보았다. 벗은 몸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지만 거리낌이 없이 자유롭다. 만약 그들이 내게도 자기들처럼 옷을 벗고 자전거를 타자고 했더라면 기꺼이 함께 했을 것이다. 바지를 내리고 오줌을 누려고 앉았는데, 건물의 정면을 향하고 있다. 살짝 몸을 오른쪽으로 틀고 앉았다. 오줌을 누고서 혹시나 사람들이 보지는 않나하고 뒤를 돌아보니 길게 이어진 산책길에 다행히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일어서서 정원 뒤편으로 나서니 사내 녀석들 몇이서 저희들끼리 옷을 벗고 자전거를 타는 아가씨들 이야기를 하며 키득거리고 있다. 벗은 가슴을 정면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 사내아이들에게 알몸을 보고 왜 키득거리나? 부끄러운 게 아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라고 이야기를 한다. (꿈의 배경) 이 꿈을 꾸었을 당시는 인문학습원에서 이창재 선생님께 정신분석에 관한 강의를 들을 때이다. 강의를 듣던 중에 부끄럽고 창피한, 죄책감이 드는, 그래서 절대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7살 때 경험에 대해 선생님께 상담을 받았다. 선생님은 정신분석적인 언어로 내가 한 행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해 주셨다. 내가 겪은 경험이 어린 자아로서는 소화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자극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이라는 것이었다. 상담을 통해 어렸을 적에 겪은 불편했던 경험에 대한 해석을 달리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억압되었던 감정에서 일순 자유로와지는 기쁨을 얻었다. 그런 후에 꾼 꿈이다. (꿈의 재료) 1. 일상의 사소한 것들 - 현대식 건물이나 막 조성되고 있는 공원과 정원은 내가 일하러 갈 때 늘 지나치는 곳이다. - 특히 현대식 건물은 다시 인문학습원이 강의를 하던 프란체스코 기념관 건물 같기도 하다. - 남자아이들은 내가 가르치는 중학생 남학생들이다. 그 녀석들은 어느날 귤을 먹다가 귤껍질을 남자의 성기모양으로 만들어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며 웃어댔다. - 나는 자전거를 타는 것을 즐겼다. 시골에 살 때는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강화 해변가를 달리기도 하고 가을 들판을 달리기도 했다, 아침에 산에 갈 때도 자전거를 탔다. 2. 최근 경험의 전의식적 감정 - 상담을 통해 얻은 기쁨과 부끄러움, 죄책감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나체로 자전거를 타는 여인의 모습 또는 오줌을 누는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 3. 성적으로 억압된 무의식 - 자전거를 나체로 타고 있다는 것은 성적 욕망이 억압을 뚫고 환상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보여진다.(내가 자전거를 타는 여인으로 전치?) - 그러나 아직 어릴 적의 수치심이나 부끄러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줌을 누면서 누군가 보고 있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 그리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나의 죄책감과 수치심이 남학생 아이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변형되어 있다.(꿈의 왜곡) - 꿈 정면에 배치되어 있는 현대식 건물(단단한 대리석을 한)은 시간이 갈수록(꿈을 음미할수록) 마치 오래된 성처럼 여겨진다. 가볍고 발랄한 바깥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그 건물이 내뿜고 있다. 마치 건물이 떡 버티고 바깥 풍경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해결되지 않은 감정에서 진정 자유로와질 것 같다. ----- 해결되지 않은, 억압된 무의식은 아버지, 그 분을 대면해야만 진정으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꿈은 그 무의식을 다루지 않고 있다. 내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나 보다. 꿈공부를 통해 조금씩 무의식의 세계를 탐색해 들어가길 소망한다. *** 꿈의 재료에 관한 글을 올리고 나서 느낀 점입니다. 꿈은 억압된 무의식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는 걸 꿈의 재료 에 관한 글을 쓰면서 알게 됩니다. 꿈은 저의 상태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꿈의 재료에 대해 쓴 이 글에서 저는 그 내용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은 드러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쓰고 나서, 꿈이 저의 무의식을 다루는 방식과 이 글을 쓰는 방식이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놀랍니다. ☞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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