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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他者 : 출생 순간부터 개인을 둘러싸며 욕망유형과 정신구조를 결정지우는 거대한 타자. 내 안에 들어와 나모르게 삶을 지배하는 무의식적 힘. 집단구성원의 정신을 특정 양태로 형성 응집시키는 의미와 가치 생성의 '중심 자리'... > " 이런 엉덩이에 뿔 난 자식들아. 한 번 말하면 '예'하고 제 때 들어 처먹어야지...뭔 말이 많아...맞아 죽을려고 환장했냐" " 공부안하고 엉뚱한 짓이나 하는 놈(년)아. 니 엄마 속 타 죽는 꼴 봐야 겠니~" " 도무지 말 안 통하는 니들 아빠! 엄마는 너희 때문에 죽지않고 산단다. 너희는 유일한 희망이야~" " 잘 살려면 돈과 권력이 으뜸이란다. 출세 못하면 쓰레기가 돼~" ... ... "어려서부터 가족에게 제 감정을 온전히 존중받아본 기억이 전~혀 없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모에게 제 주장을 제대로 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이토록 심각한 저의 병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부모가 세상 떠났다는 사실이 너무 원망스러워요!" ... ... ... 병리성을 지닌 사람이 한 가족의 구성원일 경우, 그리고 그/녀가 집안의 '대타자 위치'를 차지하는 경우...그 가족은 어찌되는건가? 구성원 모두는 운명적으로 그 대타자의 병리성을 내면화하거나 닮지 않으려고 필사적(병리적)으로 방어할 수밖에 없게 된다. 평생을 그 대타자의 (병리적) 욕구에 자기 삶을 꿰맞추고 부응하거나 저항하느라 자기 삶을 상실하게 되고, 집안 전체가 복잡하게 꼬이다 홀연 붕괴되는 치명적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설령 그/녀가 죽을지라도 내면에 각인시킨 병리적 흔적들로 인해 그 자손과 주변사람들은 평생 시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온 가족을 결국 병리적 자신과 똑같이 만들어야 비로소 만족하는 그 숨은 원인자가 누구인지는 보통사람의 눈으론 식별하기 어렵다..) 누가 자신을 병들게 했는지 원인모른 채 전염된 자는, 어느 순간 자각된 자신의 병리적 증상들을 해소해줄 (또다른 희생양이 될) 타자를 간절히 찾아 헤멘다.("부디 내 병적 고통을 공감하며 대신 담아 줘! 나만 홀로 억울하기 싫어!") 또는 또다시 피해 당할까봐 두려워 외로이 고립되거나, 스스로를 무가치하게 여기고 자책하는 가엾은 삶을 살게 된다. 간절한 눈빛의 그/녀를 마치 자신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인 양 착각하여 우연히 친구나 배우자로 선택하게 된 자 역시 자신모르게 대상의 병리성에 물들게 되고, 그가 성장해 선생, 목회자, 상담사, 집단의 리더, 부모...라는 집단의 '대타자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 그 제자, 신도, 내담자, 조직원, 자식...은 그/녀의 병리성을 내사해 고스란히 물들게 된다. 결국 뿌리 깊은 병리성을 지닌 개인의 병리적 기운은 구조적으로 사방팔방 전염된다. 이것이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의 피하기 힘든 '심리적 현실'이다. 과거엔 병리성에 물든 사람의 식별이 매우 간단하였다. 그가 가족과 사회의 요구와 규칙을 외적으로 거부하고 위반하느냐 잘 수용하고 준수하느냐가 그 일차 기준이었다. 그런데 '정신분석'의 출현 이후, 병리성이란 부정적인 말-행동-얼굴이기보다 내면 깊은 곳에 숨어 자신과 타자의 정신을 교묘히 조종 지배하고 파괴하는 무엇이라는 깊은 성찰이 이루어졌다. 프로이트 이후 인류는 정신병리의 원인과 구조가 탄생 순간부터 형성된다는 찹찹한 사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병리성의 뿌리는 '마음의 고향'인 운명적 '가족사'와 가족을 둘러싸며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그 사회와 민족의 '보이지 않는 문화환경'에서부터 시작된다. 한 개인의 운명은 일차적으로 그가 어떤 정신성을 지닌 최초 대타자(특정 사회 속 엄마 & 아버지)를 만났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대타자'는 주체의 정신성을 형성시키는 근원이자 '의미와 가치'를 생성해내는 '중심 자리'이기 때문에, 집단구성원은 정신구조적으로 대타자를 동일시 모델로 삼아 그의 모든 것을 내면에 흡수하여 그것으로 '자기'를 구성해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혹자가 '대타자의 위치'에 있는 한, 그/녀가 아무리 이상하고 천박한 대상일지라도, 의지와 무관하게 그 집단구성원 정신에 흡수되어 내면세계의 '핵'을 형성한다. 그래서 어떤 개인이 어떤 인격을 지녔는지 판단하는데 일차적으로 그의 집안 내력(분위기)을 주목하는 것이다. "그대는 '누구'의 자식인가!" ("그대를 형성시킨 대타자는 어떤 사람인가?") 최초 대타자인 부모 외에 어떤 정신성을 지닌 대상을 인생의 주요 '이상화 모델(대타자)'로 삼아 열정적으로 관계 맺고 내면화했느냐에 의해 어린시절 형성된 최초 인격구조는 (약간) 새롭게 '재구성'된다.("그대는 '누구'의 제자, 신자, 독자, 펜, analysand....인가?" "'어떤 집단, 사회, 민족, 국가'의 구성원인가?") 그렇다면 개인의 인격이란 그가 알게모르게 동일시하여 내면화한 가족과 가족 외 '대상'(이상화 대상, 문화환경)들이 지녔던 정신특성들의 조합이다! 나는 곧 (대)타자이고, (대)타자는 내 (평생을 좌우하는) 운명이다! 좋은 대타자를 만난 가족과 민족은 행운이다. 혼자선 좀처럼 감당하기 힘든 막장 인생은 병리적 존재가 너무도 오랜기간 대타자 위치를 점유하는 경우에 생겨난다. 특히 그 대타자가 자신의 병리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주변사람들이 그런 사실을 모르거나 두렵고 귀찮아 순응할 수록, 그 상태에 적응되어 익숙해질수록 그 후유증은 심각해진다. 그렇다면 대타자의 심각한 결여와 병리성에 대처해 주체들 스스로 운명을 개선하는 방법은 없는가? '정신분석'은 이 문제에 의미 깊은 답을 제공한다. 그 일차 방법은 우선 운명을 진정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 자신이 자신모르게 내면화한 대타자의 병리성과 그 뿌리를, 뼈저리게 대면하고 대결하는 험난한 통과의례 과정을 감당해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종종 주체하기 힘는 '나'라는 무엇은 대체 누구에 의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 상태로 형성된 것인가? 내게 영향을 미친 대상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부모의 삶에 나는 어떤 의미를 지녀왔는가? 부모와 타자들이 내 안에 얼마나 들어와 있는가? ...'정신분석 작업'의 의미와 힘은 주체의 기존생활에 심각한 불균형-균열이 생겨 자기자신과 자신의 뿌리인 대타자의 온전함에 대해 근원적 회의와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출현한다. 긴장스런 이 작업이 어느정도 진행되면 비로소 그에겐 기존 대타자의 늪에서 벗어나 주체성을 회복하고 보다 견고히 재구성할 새로운 가능성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 하나의 길은, '대타자 위치'에 있는 대상에게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의 건강한 기운을 꾸준히 제공하여 대타자의 결여를 채워주고 고착된 병리적 성격구조를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길은 일견 화목하고 감동적이고 거룩하게 보인다. 그런데 권위적 전통을 지닌 우리나라 가족의 경우 대타자 위치는 보편적으로 부모나 장남이 차지해 왔기에, 자식이나 동생들이 권위자인 부모나 장남의 정신성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경직된(병리적) '대타자의 정신구조'는, 자신의 어릴 적 부모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지녔다고 믿음이 가는 새로운 '대타자' 관계 체험에 의해서만 비로소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계적인 우리나라의 문화구조에선 자식이나 동생은 부모나 장남에게 결코 강력한 대타자로 간주될 수 없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개인의 성격과 정신구조는 본인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와 무의식적 욕구가 깊고 강하지 않는 한 아무리 외부에서 좋은 기운을 제공해도 결코 바뀌지 않는다. 대타자가 성격장애자인 경우, 자신의 내면에 깊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정신구조적으로 자각하거나 인정하지 못한다.('부인') 나아가 자신의 나약한 정체가 노출되 비난 수치당할까봐 두렵고, 오랜기간 내면에 함께하던 '나쁜대상'을 떠내보내면 정신이 깨질까봐 두렵다. 아울러 방치되어 고립(소외)되었던 과거의 상처를 다시 겪을까봐 공포스럽기에, 자기의 현상태를 바꾸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방어한다.('격노'와 회피) 성격장애자의 가장 큰 현실 문제는 자신의 이런 성격구조와 태도로 인해 타인들(주로 가족들..)이 만성적이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어도, 인지 구조적으로 그 사실을 온전히 자각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한다는 점이다! 자기반성 능력과 고통감내력, 현실검증력을 결여한 채 원시적 방어기제인 '투사''부인''분열'을 사용해, 타인을 비난하고 원망하는 굴레에 평생 갇혀 사는 '인간이 덜된 인간'(겉만 어른인 아이)이 바로 성격장애자다. 또다른 길은 병리적 성격자를 '대타자의 위치'에서 끌어내어 좋은 정신성을 지닌 다른 대상을 대타자 위치에 앉히는 것이다. 일견 냉정해보이는 이 길은 현실에서 성공 가능한가? 이것 역시 매우 어렵다. 가족구성원에게 그 대타자를 부정함은 곧 (내면에 자리잡은 '그/녀의' 인격이자)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 같이 느껴져, 강한 불안과 불쾌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뜻밖의 불행한 사태를 통해 가족의 병리성이 부인하기 힘들 정도로 외부에 거듭 노출될 때, 구성원들이 그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그 뿌리가 대타자의 오래된 기능장애에 기인함을 뼈저리게 성찰할 경우, 힘을 모아 엄격하고 새로운 규칙을 상호주체적으로 제정한다면, 기존 대타자의 병리적 기운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에 어느정도 성공할 수도 있다. ( 오랜기간 병리적 대타자에 길들여진 직계가족이나 융합성향이 강한 형제의 경우, 이미 내면에 무의식적 환상이 자리하고 유사한 정신 '구조'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기 반성'과 진정한 '분리 독립'이 매우 어렵다.) '대타자의 위치'란 신체공간적 특성이 아니라 '마음의 권위 자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병리적 대상에겐 '대타자 역할'을 할 '자리'(제사의 제주, 권위있게 말하는 자리...)를 현실에서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면, 병리적 대타자에게 엄격한 타부를 적용하여 병리적 의미를 반복 생성하는 '위치'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다른 구성원들이 오랜 병리적 오염상태에서 벗어나 자신의 고유한 삶을 '회복, 보충, 개발'하는데 아직 희망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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