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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헛'에 의하면 ‘거대자기’와 ‘현실자아’는 현실을 살아가게끔 버티게 해주는 정신의 두 핵이다. 거대자기는 거대한 '자아전능 환상'들과 관계하며, 현실자아는 복잡한 현실과 관계한다. 이 두 정신기관은 상호 대립되는 반비례 관계인 동시에 상호 보완하는 짝 관계다. 정신에너지가 거대자기에 과도하게 쏠리면, 현실자아의 기능이 위축되어 현실에 대한 인식과 대처능력이 마비된다. 반면에 거대자기 활동이 너무 결핍되면 삶의 매력이 사라져 '현실자아'가 방향을 잃게 된다. 거대자기와 현실자아 사이의 ‘분열’이 심화되어 소통이 않되면, 이상과 현실이 괴리되고, 머리로 아는 것과 정서로 느껴지는 것이 부조화되어 ‘알아도 모르는' 애매한 상태에 처하게 된다. “난 나(당신, 세상)를 알면서도 모르겠어!” '거대자기'에 도취된 사람의 내면에는 현실에 대한 큰 실망과 공포로 인해 성장하지 못한 현실자아의 무기력과 분노가 숨어있다. 분석상황에서 ‘자기애 성격자’에게 이 점을 성급히 '직면’시키거나 해석해주면 그/녀는 비참함을 느껴, 분석가의 언어에 대해 부인, 저항, 격노하게 된다. 거대자기가 큰 자는 이상적 관념세계(상상계) 속에서 살며, ‘현실’에 돌아오면 비참함을 느낀다. 대부분의 에너지가 거대자기에 투여되어, 그/녀에겐 ‘현실’의 문제들에 대처할 자아에너지가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발 누가 내 대신 현실 일처리 좀 해 줘~!” "이 불확실하고 역겨운 현실을 영원히 보지 않은 채 살고 싶다!" "이제 그만 끝내고 싶어!" 거대자기가 비대한 사람은 자기를 찬양해주고 '거대환상'을 유지시켜줄 대상만 대면하고 싶어할 뿐, 다른 대상이나 주제들은 쓸데없는 것으로 느낀다. 거대자기에 고착되면 ‘현실’은 하찮고 부담주는 무엇이기에 신경 쓰기 피곤해진다. 거대자기가 크고 현실자아가 약한 사람은 ‘현실대상’을 만나는 것이 무가치하게 느껴지고 즐겁지 않기에 '진정한 관심'을 줄 수가 없다. 마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듯 보이는 상황에서도 실상 그/녀는 상대방이 교류하고자 하는 바와는 동떨어진 '자기만의 생각' 내지 엉뚱한 데에 관심을 둔다. “(내 생각엔 당신 개인보다)...세상이...인생이...중요해 ; (내 눈에 당신보다) 당신 옷, 집...표정, 말...스타일이 멋있군...; (내 마음은) 네가 관심갖거나 원하는 것에 관심없어! 짐스럽고 귀찮으니까 내게 뭘 요구하지 마~" 거대자기가 제공하는 거대한 환상계에서 안전하고 행복하지만, 그/녀의 현실자아는 낮은 자존감으로 계속 고통 받는다. 그/녀는 어쩔 수 없어 현실에 (화려하게) 적응하는 듯 보일 뿐, 실제 내면은 현실에서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공허감에 시달린다. 자기애 성격자를 상담할 경우, 분석가는 먼저 그/녀의 ‘거대자기’에 과도하게 부착된 에너지를 점진적으로 '철수'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철회'는 내담자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공감'하지 않는 한, 무의식에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분석가는 내담자의 현실자아가 포기되었던(좌절, 고꾸라졌던) ‘지점’들로 돌아가서, 그 당시에 그/녀가 감당해내지 못한 감정들과 생각들을 ‘거울’로 비추듯 직면해주어야 한다. 그 감정과 생각들은 무의식에 분열-억압되었기에, 평생 동안 교묘한 양태로 반복되며, 분석상황에서도 재현된다. 분석상황에서 일어난 감정과 생각을 '지금 여기'에서 끊임없이 '직면-명료화-해석'하는 정신분석 작업은 삶 전체에 영향을 미쳐온 '자기애 성격'자의 분열된 과거를 되찾아 통합된 복합물인 '현실의 일부'로 재위치시킨다. 그 과정에서 위축(마비)되었던 ‘현실 자아’ 기능이 점차 활성화되어, '현실'에 대한 직면-수용-대처 능력이 자라난다. 자기애 성격을 지닌 내담자와의 정신분석 관계에서 분석가는 가끔 실수를 한다. 분석가가 실패하는 부분은, 흔히 내담자의 엄마가 어릴 적 내담자에게 실패했던 그 부분이다!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공감하지도 못한 엄마의 엉뚱 반응들에 대한 유아의 불안과 격노 & 자아전능적 통제욕구! "이 답답아. 차라리 내 꼭두각시가 되어, 제발 좀 내가 원하는 데로 반응해봐!" 분석가는 내담자가 무의식적으로 쏜 투사적동일시에 전염되어(“내가 겪은 고통 상태를 당신도 체험으로 느껴봐!”) 은연중에 내담자의 상처받은 유년기 대상관계 패턴을 꼭두각시처럼 반복 재현한다. 그래서 분석가는 자신이 온전히 공감-이해하지 못한 (실패) 원인과 내용이 무엇인지 성찰하면서, 분석가에 대해 어떤 점이 서운하고 심란했는지 내담자에게 '끝까지 물어주어' 무의식의 부정적 감정과 생각을 '끝까지 표현해내도록'도와주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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