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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란 무엇인가?"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 '사고에 몰두하기' 좋아하는 특이 성격의 소크라테스가 출현해, 이 물음을 자기자신과 사람들을 향해 진지하게 던져댔다. 그 시대에 대중들은 '사회에서 숭배받는 권위자의 말씀(왕, 신전 예언자..)'을 <내사하여(꿀꺽 삼켜)> 의심없이 진리로 '믿었기에', 자신이 당연히 '진리'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정작 '그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대자, 사람들은 '내사'한 진리에 관해 자신이 '주체적으로 소화하여 생각'해본 적이 없기에,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 있음을 직면해야하는 불편감을 겪게 된다. 자신의 결함이나 문제점이 지각되거나 외부로 노출되는 걸 도저히 못견뎌하는 성격장애자들처럼, 분노한 일군의 대중들은 소크라테스를 '영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범죄자'로 고발하여 민주주의 다수결투표로 사형을 선고한다. 쾌락을 보다 많이 즐기고 보다 높은 사회적 성공을 이루는 삶을 목표로 지녔던 그리스인에게, 그들이 현실에서 추구하는 것들은 결코 대단한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며,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영원한 진리에 대한 깨달음'에 있다고 외치던 소크라테스는 불편감을 주는 일종의 '이상한 사람'으로 지각되었다. 그는 자신의 아내를 비롯해 주위 사람들과의 친밀관계와 정서적 융합에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오직 '영원한 진리'와의 합일을 통해 심신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어한 독특한 인격이었다. 사형수에게 내려지는 '독약'을 마시고 감옥 침상에 누워있던 소크라테스는 엄습해오는 죽음 직전에 홀연 고개를 들고 친구를 향해 유언 한마디를 남긴다. "여보게. 부디 내 대신 에스클레피오스님께 '닭한마리' 바쳐주게!" 고대 그리스에서 '닭'은 병을 치료해준 '의술의 신'께 바치는 감사의 예물이다. 그런데 그는 왜 하필 죽음 직전에 '닭한마리!'를 표출한 것인가? 성실한 시민 소크라테스는 '진리에 관한 이성적 사유 활동'에 몰입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사회의 온갖 요구들(전쟁참여 의무, 납세 의무, 정치참여 의무..)에 봉사하고, 육체의 욕구들을 절제하느라 끊임없이 시달려 왔다. 그래서 '죽음을 앞 둔 순간 그의 마음 속 심연에서 어떤 소리가 올라온 것이다. 내면의 소리 : "조상 대대로 전혀져온 진리를 하찮게 여기고, (아테네의 수호)신들에 대한 믿음을 의심하게 만든다며 내게 사형 판결을 내린 아테네인들이여. 나 소크라테스는 드디어 온갖 요구들과 욕구들에 시달리던 이 세상에서 해방되어, 그토록 염원하던 영원한 진리의 세계로 떠나가네. '죽음'이 눈앞에 있는 지금 이순간 나는 공포와 절망이 아닌, 삶을 괴롭혀온 오래된 고통들로부터 해방되어 치유된 느낌이 드네. 죽으면 '흙(지하계, 地母神)'에로 돌아간다고 믿는 아테네인들이요. 인간에겐 '영원성을 지닌 정신'이 있으며, 영원한 진리를 꾸준히 사유해온 개인의 영혼일수록 육체의 속박에 덜 얽메이기에 공기처럼 가벼워져 죽음의 순간 하늘에 있는 '영원한 신들의 세계'로 가게되지 않겠는가. 지금이순간 그대들과 나. 누가 '진리에 가까이' 있는가! (친밀관계와 세속적 인생 향유를 불편해하던 인격에겐, 쾌락을 제공하는 육신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세속인의 미련과 달리, 죽음이 오히려 오랜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으로 지각된다.) 온갖 고통들으로부터 '완전한 치유와 해방'을 이루었음을 알리는 소크라테스의 '닭 한마리' 유언은 귀족제자 플라톤의 영혼을 격동시킨다. 그래 모든 것을 바쳐 서양최초의 인문학교 '아카데미아'를 설립하게 만든다. 그곳을 매개로 소크라테스의 영혼과 생전의 목소리는 그리스와 서양 곳곳에 전파되어, 쾌락과 사회적 성공을 지향하던 서양인의 가치관과 생활태도와 욕망 방향을 무려 이천여년간 180도 바꾸게 만든다. 사형판결을 받아 독약을 먹고 세상을 떠난 한 '이상한 사람'의 말과 영혼이 암암리에 서양인 대다수의 정신에 '보편적 진리'로 깊이 각인된 것이다 ! ............................. (이 세상에 없는 자가, 이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진리는 그대를 만성적 정신고통들로부터 영원히 자유롭게 할 것이다. 진리를 깨달으면 심리적 신체적 고통에서 벗어나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의 최고완전성은 '진리에 대한 깨달음'이며...자연계에서 동물과 차별되는 유일 존재인 '인간의 존엄성'은 영원불멸하는 진리(신의 말씀)에 접속하게 하는 이성능력과 진리를 현실에서 실천하는 도덕능력에 있다. '도덕적 이성'의 소리 : 육체의 만족보다 정신을 고양하는 노력이 훨씬 귀한 생명활동이다. 인간은 신적 존엄성을 지닌 존재이기에, 함부로 죽이거나 '수단'으로 사용해선 않된다. 은혜를 원수로 갚아선 안된다. 거짓말을 해선 않된다..." ㅂ : "대체 왜. 반.드.시. 이성의 요구에 따라서 살아야만 하는거지? " ㄹ : "그건 너무도 당연한 상식인데, 당신은 정말 이런 상식도 모른단 말입니까?" ㅂ : 과연 그런 건가 ? 상식이 곧 진리인건가?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자명한 진리'로 지각되는 주요 관념과 '사고관, 가치관'은 언제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힘(들)에 의해 '최초 생성'된 것인가? '최초의 그것'은 오랜 역사 속에서 어떤 변형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형태로 우리의 문화와 정신 속에 자리 잡아, 주인행세를 하게 된 것인가? 계보학(발생학, genealogy)자는 이 물음을 의문이 완전히 해소될 때가지 끝~까지 집요하게 던져댄다. (이 물음을 던지는 '나'라는 무엇은 또한 언제 어디로부터 어떤 힘들에 의해 형성된 것인가? 어떤 원인으로, 왜 하필 이런 물음을 집요하게 묻게 되었는가? ....) 19세기에 등장한 계보학자 니이체는 이천여년간 서양의 문화와 서양인의 정신성을 지배해온 '형이상학적(초자연적) 진리관'이 소크라테스의 유언에서 유래되었음을 주목한다. 소크라테스 이전시대 그리스인들은 신체의 힘과 사회적 능력을 키워 현실에서 본능욕구를 적극 충족하는데서 기쁨과 활력을 얻었다. 아울러 미적 종교적 환상들(그리스 다신교)로부터 안식과 자부심을 섭취 향유하며 살았었다. 그 신화적 세계관과 생활양식이, 플라톤에게 전달된 소크라테스의 새로운 세계관에 의해 전복되어 대대적으로 대체된 것이다. 니이체는 소크라테스가 남긴 마지막 유언이 인류의 관심을 본능이 제공하는 원초적 기쁨들로부터 신성한 초자연적 사유 세계에로 몰입하게 유도한 핵심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그 유언은 결과적으로 삶을 창조적으로 향유하는 '삶에의 의지'를 위축시키고 병들게(경직되게) 만든 인류정신사의 최대 '독 약'이었다고 해석한다. 현실의 삶을 향유하기 힘들어 고통받던 소크라테스의 병든 인격에, 본래 건강했던 유럽인의 정신성이 전염된(동일시된) 것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의 특이한 정신성이 압축 표현된 '닭한마리 유언' 최면에서 벗어나 그리스인의 활력넘치던 본래 삶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처방약이 필요하다. 영혼에 충격을 가하는 '망치의 철학자' 니이체가 문화적 격변기에서 방황하는 당대 유럽인을 향해 던진 비장의 해독제 기능을 할 상징언어는 "진리는 여자다!" 이다. 문자 언어를 사용하기 이전시대의 원시인류는, 모든 자연 생명체에는 고유한 '정령'(anima)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왔다.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그 정령들은, '죽지 않는 생명력'을 지닌 정령('신')들과 '죽을 수밖에 없는' 정령들로 구분되었다. '인간'은 안타깝게도 안전한 생존을 위해 신들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간주되었다. 호랑이, 곰...사슴이 태어나 생명기운을 펼치다 자연으로 돌아가듯이, 인류도 그런 거대한 자연에너지 흐름('삶에의 의지' 율동)의 한 구성체로 지각되었다. 그런데 문자와 상징언어를 사용하게 된 이후부터 인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세계와 경험세계의 '배후에', 영원불변하는 보편법칙, 본질, 삶의 궁극 목적, 존재의 근원인 '진리'(Logos)가 실재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주의 원리, 형상(이데아)인 그 '진리'에는 영원한(=신적인) 생명에너지가 담겨있기 때문에, 진리에 가까이 도달해 접속하는 자는 (인접-전염법칙에 의해) 그 진리처럼, 신들처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인류 역사에서 언제 처음 출현한 것이고, 누구에 의해 생성되고 (어떤 부류의 인간들에 의해) 지지되고 세련화되어온 것인가? 오랜기간 인류의 정신성을 지배해온 중요 '의미'들(진리, 선, 정의...)이 최초 발생된 근원을 추적하던 니이체는, 수많은 서양인들이 평생 간직하고 실천해온 '영원하고 완전한 진리' 관념이 역사속에 최초 등장하게 된 원천이 소크라테스에 있음을 발견한다.. 즉, 소크라테스 이전 시대의 사람들은 '영원한 진리'를 알고자 하는 '진리에의 의지'에 전념하기 보다, 현실의 삶을 풍성하게 향유하고픈 '삶에의 의지'를 활성화하는데 몰입하며 살아왔다. 고대 인류에게 '인간'이란 생명체는 (당시 평균 수명이 30년도 안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지각되었다. 아울러 '영원한 삶' 추구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오만'(Hybris)과 탐욕으로 간주되었다.("인간들아 명심하라, 너희는 신이 아니다. 너 자신의 태생적 한계와 분수를 자각 못하고 오만을 부리면, 큰 벌을 받게 되~") 그래서 초기 그리스인들은 지금 이순간을 가장 생생하고 기쁘고 가치롭게 만끽하는 '역동적 삶의 스타일'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아테네 신전 입구의 돌에 새겨진 경구는 원래 "인간이 신이 아님을 유념하라! 너 자신의 한계(분수)를 알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소크라테스는 이 상징적 경구의 의미를 "인간에겐 사유를 통해 '영원한 대상'에 접속할 수 있는 (당대 인류가 자각하지 못한) 신적 성질인 '이성'능력이 있음을 깨달아라!"는 뜻으로 재해석한다.) 플라톤-기독교 철학에 근거한 '금욕주의 문화'는 유럽인의 삶을 이천년간 압도해왔다. 그로인해 삶의 활력이 위축된 많은 사람들을 접한 19세기 유럽인 니이체는, 당대인이 삶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길이 무엇인지 숙고한다. 그는 그 하나의 해답이 소크라테스 이전 시기 그리스인들이 지녀온 '인생관과 가치관'을 억압되어 망각된 무의식으로부터 발굴하여 회복시키는 데 있다고 보았다. 그의 눈에 초기 그리스인이 지녔던 '본능적이고 자발적인 삶의 욕구와 생존술'을 비교적 덜 억압된 상태로 간직하고 있는 존재가...'여자'로 보인 것이다. "진리는 여자다!'는 말은 "19세기 유럽인을 고귀한 삶의 목적을 상실해 무기력해하는 허무주의와, 삶의 생생한 향유를 두려워해 회피하는 강박적 금욕태도의 굴레에서 구하려면, 그 비밀스런 생약을 '여자'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가장 현명한 삶'을 살고 싶어서 유럽인이 2천년간 그토록 열심히 추구해온 '진리의 본래 의미'는, '삶을 슬기롭게 향유하는 방법'을 터득한 여자에게서 구현되는 무엇이다. '여자'는 (환상없이 보여지는) '인생의 실상'이 얼마나 황폐한지 이미 예리하게 직감하고 있기에, 환상의 소중함을 남자보다 훨씬 잘 아는 존재다. 그래서 '여자'는 늘 환상과 더불어 지내며 미적 환상을 활용하여 남자에게 '욕망을 일으키는 존재'이다. 삶의 욕망 활동은 여자가 그 사용법을 알고 있는 '유혹술'에 의해 일어나며, 유혹은 '일정한 거리'에서 보여져야 '아름다음 환상'을 생성시키는 '화장술'에 근거한다. '진리 관념의 기원'에 대한 계보학적 탐색 결과 니이체는, '인간이면 마땅히 추구해야 하는 삶의 궁극 목적로서의 영원한 진리'란, 인류가 특정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필요에 의해 '사회적 맥락'에서 생성하여 가치를 부여한 '하나의 상징 의미'임을 발견한다. 모든 사회는 사회구성원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그 사회에 적합한 '진리'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어떤 '진리 관념(상징 의미)'이 '실재 그 자체'와 동일한 것이라는 필연적 증거는 결코 발견되지 않는다. 서양인들이 정신 깊이 간직해온 '영원하고 완벽한 진리' 관념은...'남성의 욕망을 일으키는 여성의 화장술'처럼, '생존불안과 연관된 어떤 필요' 때문에 2천여년간 서양인의 정신을 매료시켜온 일종의 매혹적 환상이다. 그것은 그 시대인의 생존에 기여하는 '유익한 의미환상'이었기에, 칭송되며 사회적 가치체계의 중심 자리에 존속되어온 것이다. 그런데 대체 누가 이 인생사의 주인(주체)이고 누가 수신자인가? '진리'에 부합되기 위해 평생을 바쳐온 수많은 인간들은 과연 존재의 실상을 온전히 자각하고서,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해온 것인가? 굶주림 공포와 끊임없는 전쟁으로 목숨이 짧고 위태롭던 험난한 환경의 인류에게, '소크라테스의 진리'는 보다 고귀한 저 세상에서의 안식과 구원, 희망적 목표를 제공해온, 힘든 삶을 버텨내게 도와준 인류 최고의 치료약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살고 싶은 열정적 욕망을 일으키고 현실 삶을 다채롭게 향유하게 하는 여자(그리스의 아름다운 여신들)와 달리, 유럽인을 2천년간 매혹시킨 '그의 진리'는 인류의 실존적 삶을 송두리채 빼앗아가는 (남자를 치명적 함정에 빠뜨리는 싸이렌, 키르케와 같은) '치명적인 여자'일 수도 있다. 니이체가 살던 19세기 유럽인들은 삶을 과도하게 속박하는 듯한 '소크라테스-플라톤-기독교'의 '형이상학적 진리관'과, 아름다운 환상의 힘과 가치를 능동적으로 향유하는 '예술적 진리관'이라는 서로 다른 두 진리 관점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있었다. 스크라테스에 의해 발현된 '영원한 초자연적 진리'와, 시와 음악과 미의 여신들을 찬양하며 살던 고대 그리스인과 현대 예술가들에 의해 추구된 '지금이순간의 가치'에 몰입하는 '미적 진리'의 길 중 어느 것을 택하여 현실을 살아갈 것인가? '거룩한 진리'와 '자유로운 욕망' 사이에서 내면 갈등이 심화되던 과도기 시대에 살던 니이체는 '삶에의 의지'를 고양하는 진리관이 당대 유럽인에게 매우 필요함을 직관한다. '저 세상의 영원하고 완벽한 절대자에 도달하게 하는 최상의 길'로서의 형이상학적 진리관이나 '사실 자체에 대한 건조하고 냉정한 인식'으로서의 과학적 진리관점으로는 더이상 유럽인의 정신에 '안정과 활력'을 함께 제공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19세기 유럽인을 금욕주의 문화의 '과잉 억압'에 기인된 일종의 신경증 증상인 무기력, 우울, 허무주의 늪에서 구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찬란한 여러 유형의 신들과 더불어 (목숨 건 전쟁에서 승리한 '정복자'처럼) 삶을 생생히 향유하며 살았던 고대 그리스인의 삶을 어찌해야 현대인의 정신에 '연결'시켜줄 수 있는가? 이 두 진리의 눈이 서로 결합되어야, 현대인에게 '조화로운 형식미'가 제공하는 정신의 위로(아폴론)와 형식없는 도취상태(디오니소스)의 광기를 만끽하고, 때로는 현실에 대처하는 지식(소피스트의 처세술)을 활용하며, 때로는 '인생의 실상' 을 있는 그대로 직시(실레노스)하여, 주어진 삶을 다중의 관점에서 주체적으로 향유하는 지혜와 힘이 보충될 수 있다. 삶의 활력과 고양을 위해 환상들을 능동적으로 유희하며 살던 고대 그리스인의 '현명한 생존술'은, 소크라테스-플라톤에 기인된 '형이상학적 진리관'과 기독교 금욕주의 문화에 의해 이천여년간 (천박하고 사악한 무엇으로) 평가절하되고 억압되어 왔다. 그런데 니이체의 눈에 '그것'이 다행이도 (사회적 억압에 남자보다 덜 영향받는 본능적 존재인) '여자'에게 보존되어 있음이 발견된다. '여자'는 인간 존재의 '곤혹스런 진실'(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이면서도, 욕망이 비대해 끊임없이 불균형에 처할 수밖에 없는 비극적 존재!)을 이미 알고 있다. 그래 '여자'는 자신의 불안정에서 벗어나고자 여러 '환상'의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간의 태생적 결함을 보충하는 슬기를 지닌 존재의 상징이다. 니이체는 소크라테스가 '여자'의 인생향유술에 너무 무관심하고 무능했기에, 환상들과 사실(fact)들이 교묘히 혼합된 '현실 세계'에 가치를 부여하며 기쁨을 향유할 수 없었다고 해석한다. "진리는 여자다"라는 니이체의 상징언어는 이후 서양문화에서 그것의 의미가 이해되어 전달되는 그 순간 정신에 각인되어 있던 전통 '형이상학적 세계관'을 뒤흔들고 균열시킨다. 그 결과 무려 2천년 동안 서양사회에서 억압되어온 무수한 목소리들이 고유의 진리성을 주장하며 표출되고 공존하는 포스트모던 세계관을 개화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소크라테스와 니이체는 당대 사회(이데올로기, 현상계)에 나름 적응하며 살다가, 우연히 '실재'(The Real, X, 무의식)의 심연과 접촉하는 뜻밖의 강렬한 체험을 한 자들이다, 안전하고 아름답게 화장(각색, 환상화)된 현상계(상식세계) 배후의 '실재 자체'를 환상(방어)없이 접촉하는 그 순간, 인간의 정신은 충격을 받게 된다. 그로인해 정신 균형이 요동치고 기존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균열된다. (기존 방어막이 찟어진) 그 불안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인간들은 주관적 환상계나 '제도권의 상식'에로 황급히 되돌아가 자신을 추스린다. 이에 비해 소수의 주체적이고 선구적인 인간은, 소크라테스나 니이체처럼 자신의 강렬한 체험 내용을 곱씹고 소화하여 주체적인 상징언어로 외부세계에 표현한다. 그럼으로써 그는 자기자신과 집단의 정신과 삶을 새로운 스타일로 통합하고 고양시키는 그 시대의 선구적 자아 모델이 된다. 이 선구자들과 더불어 다시 음미해 보자. 진리란 무엇인가? (진리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소크라테스 : "당신 안에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대단한 힘이 있으니, 자부심있게 묻고 생각하고 또 묻고 생각해 보세요..." 니이체 : " '진리'란 상처로 위축된 '힘에의 의지'를 회복시키는데 잠정적으로 필요한 환상입니다. 주체적으로 잘 사용하면 '대단한 약'이 되고,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됩니다. 진리는 또한 환상의 보호막 없이 '실재(The Real)'를 적나라하게 충격적으로 직면할 때 엄습하는 처절한 깨달음입니다. (아. 이것이 삶의 실상이었구나..!) '진리'는 인류의 생존에 기여하기에 모든 사회에서 존중되어온 중요 의미 중 하나인데, 때론 그것을 생성해내는 힘의 주체가 당신 자신이 될 수도 있다. 소크라테스처럼 기성 집단의 진리관념과 다른 진리를 주장할 용기가 있다면 '스스로 의미를 창조'하고 전파하는 길을 가 보라..." (힘이 없으면 경멸 무시당하고 상처입어 폐인이 되 죽을 것이고, 힘이 있으면 위대한 '초인'이 될 것이다.) "(환상의 보호막 없이) 실재의 심연을 너무 깊이 들여다보다간 당신이 홀연 '그것'에 동화되어 그나마 유지되어 오던 응집된 정신성이 붕괴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그러나 그 위험을 감당해낼 수 있는 분이라면, 생존을 좌우하는 외부세계의 요구들(그 시대의 법, 규범)에 일방적으로 종속되지 않는 주체적 진리 의미를 창조할 수도 있습니다 !" 프로이드 : 인간은 현재 자신의 자아가 감당할 수 있는 것만을 '진리'라고 믿고 싶어하는, '의식/무의식'으로 분열되고, 방어기제에 보호받으며 갇혀 사는 존재이다. 이 사실을 냉철히 반추하며 자신의 무의식을 용기있게 대면하고 의식화하는 그 만큼만, '실재를 통합해낸 주체적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 라깡 : '진리'란 태어나기 전부터 개인을 에워싸며 정신에 영향을 미치던 거부할 수 없는 거대 타자(무의식적 상징계)의 의미작용에 의해 생성된 기표다....보이지 않는 그 상징계의 구조가 변화하면...개인정신의 외부와 내부에서 작동되던 기존 '진리'의 의미와 무드와 스타일도 부지불식간에 변화한다. <덩달아> 나의 욕망과 사고관도 변화된다 ! " 나는 구세주 단군님의 자랑스런 자손이시다.(고조선시대) ~> 나는 부처님의 말씀에서 안식을 얻은 작은 부처다.(고려) ~> 나는 삼라만상의 이치와 인륜을 깨달은 공자님을 숭상하는 선비이시다.(조선) ~> 나는 대일본제국 천황의 영광스런 신민이다.(식민시대) ~> 나는 예수님의 은총과 말씀 안에 사는 기독교인이다.(해방이후)~> 나는 뭐든지 다 가질 수 있고 창조할 수 있는 재벌이다.(군정 이후) ~ 나는 이데올로기에 지배당하지 않는 주체성을 지닌 자유인이다.(탈이념시대) ~ 나는 인터넷이 제공하는 무한 정보로 온 인류와 실시간 소통하며 영향을 미치는 세계인이다.(정보화시대) ~..." 볼 수도 싸울 수도 벗어날수도 없는 심연의 무의식들에 태생적으로 얽혀있는 '인간'에게 과연 '진리'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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