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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착한 아이
관리자(cjlee7600@hanmail.net) http://www.freudphil.com
2014년 02월 27일 02:02 2211
부모가 아이를 돌보지 않거나 방치할 경우, 그 아이는 그 당시에, 그리고 성장한 후에 심각한 후유증에 사딜리게 된다. 그런데 부모와 온 가족이 특정 아이를 너무 많이 돌봐주면 그 아이의 미래는 어찌되는가?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을 집중적으로 받은 아이는, 한편으로 자존감이 충족되어, 좋음을 준 대상을 가치롭게 존중하는 정신성을 형성한다.
그런데 애정이 오고가는 심리세계에서 '전적인 좋음은 없다.' '공짜도 없다'
집안어른들의 애정을 '과도하게 받은' 아이는, 자신모르게 '애정을 준 그 대상의 강력한 욕망'에 함입된다.
그 아이의 욕망은 더이상 그 자신의 욕망이 아니게 된다.

애정을 끊임없이 쏟아대는 보호자들의 욕망으로부터 정신이 '분리'되지 못한 그 아이에겐
'적절한 결핍과 좌절' 경험을 통해 활성화되는 욕망 활동, 고통 주는 대상(세상)에 대처하려 애쓰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현실지각(현실감), 고통감내력, 상징화 작용, 사고 활동이 둔화된다. 한마디로 보호자들의 욕망에 '먹힌' 이쁜 동물이 된다. 아울러 그에겐

자신을 잘해주려 애쓰는 어른들을 향해 공격성을 자연스레 표출하지 못한 데에 기인한, ‘공격성의 내향화’가 작동된다.
그로인해 화가 나거나 불편한 상태에 처할 때에도 외부대상을 비난하지 못한 채, 자신을 책망하는 성격이 형성된다.
타인으로 인해 마음이 속상해도 대상에게 상처 주는 행위를 좀처럼 못해 미소짓는 그는, 부모 말을 너무도 잘 듣고 따르는 ‘착한아이’이다.

그(녀)가 타인을 비난하지 못하는 심층 원인은 다양하다. 그 중 하나는 화냄으로 인해 초래되는 자책감이 너무 부담되고 무섭기 때문이다.
착한아이의 내면에는 '내향화된 공격에너지'를 위임받아 수시로 자신을 책망해대는 ‘가혹한 심판자’가 살고 있다.
("은혜를 망각한 채, 마땅히 해야 할 일도 제대로 못하는 이 쓰레기 같은 녀석아..그것 밖에 못하느니..되져 버려~")

정당한 ‘싸움’을 못한 채, 주위 학우에게 괴롭힘 당함을 감수하는 아이 중 상당수는 '착한아이'다. 내부 심판자의 가혹한 처벌 때문에, 그에겐 타인에게 화풀이를 해서 얻는 쾌감보다, 자신이 고통당하는 것이 차라리 안정감을 준다!
그런데 외부로 표출되지 못한 그의 불편감과 분노는 대체 어떻게 처리된 것일까?

어떤 유기체이든지 ‘분노를 외부로 배설’하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와 진다.
그래 생존본능에 의해 착한사람의 분노 역시 일정부분은 묘한 방식으로 외부로 표출된다.
가령, 착한 자녀로 살다가 주로 사춘기부터 갑자기 자신모르게 부모를 실망시키는 사건 사고를 일으킨다.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갑자기 머리가 멍해져 부모를 실망시키는 학교에 가거나,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집에만 처박혀 있거나, 목표하는 시험에 계속 떨어지거나, 뜻밖의 섬뜩한 돌출 행동을 하거나, 원인 모를 병들을 앓거나, 부모를 애타게 하는 엉뚱한 배우자를 택하거나,.. 심지어 자살을 한다.

늘 좋은 이유를 대며 좋은 마음으로 어떤 행동을 하지만, 결국 부모를 심란하게 만드는 그 ‘착한 인간’의 행동을 정신분석은 ‘수동공격’이라 칭한다. 자신에게 온갖 기대를 하며 헌신하듯 잘해준 양육자들을 향해 직접 표출하지 못했던 공격성, 답답함, 불편감, ‘화’가 내면에 오랜 기간 억압되어 있다가, 사춘기 무렵부터 이런 식으로 눈에 띠게 표출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좀처럼 공부를 안 해요. 속상해 죽겠어요!”
태어날 때부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중년기에 이르기까지).. 온갖 좋은 것을 다 해주었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자식에게 도대체 왜 부모가 속상해하는 상황이 계속 일어나는 것인가?
그 부모는 대체 그 자녀에게 무엇을 잘못해준 것인가? 그 아이는 대체 어떤 좌절, 박탈, 불편을 겪은 것인가?

어린 시절과 사춘기 시절에 온전히 표현하지 못한 분노를, 평생에 걸쳐 수동공격으로 표출하며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마치 그/녀 삶의 목적이 무게있는 누군가를 속상하게 만드는 데 있는 양, 그/녀는 자기 속에 봉쇄해왔던 ‘상한 마음’을...접촉하는 주위 대상에게 내뿜어 끊임없이 감염시킨다. 그로인해 그와 관계맺게 되는 사람은 원인 모르게 ‘속상함’을 겪게 된다.

그는 겉으론 ‘착한인간’ 이기에 , 누구도 그를 직접 비난하 기 어렵다. 그로인해 ‘그/녀’와 연관해 왠지모르게 삶이 꼬이고 속이 상하게 된 주위 대상들은, 엉뚱한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게 된다. 결국 ‘그/녀’의 수동공격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람들의 속을 상하게 만드는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미소지으며 과도하게 잘 먹여주고 입혀주고, 많은 것을 주며, 온 관심과 정성을 그 아이에게 쏟는 양육자("너는 내 삶의 유일한 희망이야!")에게, 뭔가 불편감을 느끼는 아이는 자기 마음을 어떤 몸짓으로 표현하는가? 당신이 그 아이라면 어떻게 표현하겠는가? ‘열심히 잘 돌봐주어 미워할 수 없는데, 정작 부모자신이 불행해보여 편안함을 주지 못한 부모에게, 아이는 자기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부모님은 정말 열심히 사시면서 저에게 잘 해 주셨어요! 그런데 한번도 편안히 소통한 기억이 없어요. 그냥 웃으며 예기는 해 왔지만, 저는 늘 뭔가 힘들어 보이시는 부모님의 기분을 맞추려 신경 썻고, 부모님이 원하는 데로 되고자 노력하며 살았어요..”

자기 욕망의 실현보다 돌봄을 베푼 대상들의 근심을 담아주고, 어른들의 기대와 욕망을 채워주던 아이.
엄마의 근심을 담아주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기대에 순응해주면서 공격성을 사용하지 못해온 인간의 심정은 어떠할까?

"이제 난 내 맘대로 살거야. 결코 당신들 뜻대로 살지 않을거야~"
"아, 배은망덕한 난 쓰레기야,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버러지야 !"
"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무능한 신세...차라리 죽고 싶다..!"


인생은 때로 몹시 어색하고 당황스러움을 일으킨다. 열심히 잘 키워왔다고 자부해온 ‘착한 자식’이 어느 순간부터 끊임없이 부모의 속을 태우는 골치 덩이로 둔갑하는 것이다! “너 대체 왜 그러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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