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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 f, x, n.. ” “그런 말들이 과연 진실일까요?” “ ㅂ ㅅ ㅎ ” “내 삶이 늘 심란한데, 그 모든 말들이 무슨 소용 있나요?” “.........질문을 한동안 참아보세요 ” “답해주기가 그리도 힘드세요? 고통스러워하는 절실한 이 마음이 안 느껴지세요? ” “..........................” '계속 솟구치는 질문'은 어떤 심리 특성을 지니며 어떤 마음 근원에서 생겨나는 현상인가? 인식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정신분석 공부를 하는데는 '경청'과 '질문', 이 두 활동이 너무도 중요하다. 그래서 '질문'은 자유롭게 표현될수록 유익하고, 깊은 속에서 나온 물음일수록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 질문이란 원래 호기심의 표현이거나 막혀있는 내부의 무엇을 외부로 표출해 소화해내고 풀어내려는 활동이다. 외부세계와 내면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삶욕동의 표현이기에, 서로 다른 관점과 흔적을 지닌 두 대화자 사이에서 물음과 응답이 오고가는 과정에서 응답자의 고농축 소화(이해) 에너지가 질문자에게 흘러들어가 새로운 소화-이해 확장 활동과 자아성장이 일어난다. (혹자가 ‘진지한 질문’을 하게 되면, 응답자는 질문자의 정신 상태를 고려해 그가 소화해낼 수 있는 언어로 그가 필요로 하는 그를 위한 에너지를 전해주게 된다!) 내 경우, 시카고 대학에 1년간 초대 초빙교수로 온 원로 정신분석가 John Gedo 의 정신분석클레스에서 매 수업마다 한 번 혹은 두 번의 질문을 했었다. 간절히 알고 싶은 마음으로 질문을 할 때마다 고맙게도 참 정성스런 답변을 들었고, 12회기 학기 수업 두 학기 동안 40여회 묻고 응답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책으로만 세상을 대면-이해하며 '거대한 진리-도덕'을 가르치다가, 겉과 속(말과 실천)이 다른 뜻밖의 현실 체험에 충격 받아 마비되었던 내 영혼의 피떡덩이들이 풀려, 기존 전공과 다른 새로운 학문 영역의 학자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 때에 내면화된 그 자상한 원로 정신분석학자의 에너지로, 지난 18년간 각종 정신분석 학회나 세미나클레스에서 Gedo 선생이 내게 무상으로 증여했던 즉문즉설 활동을 불편 없이 저절로 수행했었고, 그 응보로 정신분석클레스와 분석상담에서 새로운 수강생과 내담자들이 꾸준히 이어지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늘 뜻밖의 변수들이 발생한다. 가령 어떤 질문이 심층 진실을 향해 점증적으로 나아가지 않고, 이리저리 수평으로 분산됨을 반복되거나, 현실 수업상황에 적합지 않게 과도할 경우, 그것에는 <부인, 평가절하, 배설, 수동공격..시기심 > 등이 혼합(압축)되어 있어, 진실 탐구를 방해하기도 한다. 정신분석 수업에서는 이따끔 복잡한 무의식을 지닌 어떤 질문자로 인해 질문과 응답의 순환 과정이 순탄치 않게 되는 사태가 생기곤 한다. 진정 알고 싶어서, 절실히 필요해서 묻는 질문이 들어오면 보통의 경우 선생의 정신에선 자동 반응이 일어나 질문 받은 내용에 부합되는 자료와 생각들이 기억회로에서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것들을 잘 종합하여 답을 전해주면 상대의 무의식에서 말로 표현되지 못한 채 응어리저 있던 어떤 무엇이 풀어지는 반응과 강한 긍정적 정서역동이 일어나며, 그 반응과 정서에 선생의 무의식이 교감하여 뿌듯한 마음이 들게 된다. 그 경우 질문자와 응답자 사이의 낯설음과 막힘이 소화되어 풀리는 순환 활동이 왕성해져, 응답자에게 피로감이 없고 오히려 에너지가 생기게 된다. 그런데 제한된 시간에 진행되는 수업 주제의 큰 흐름을 벗어난 주관적 물음을 과도하게 던지는 질문자가 가끔씩 있다. 그 경우 질문자 주변 사람들의 불편해하는 기운이 선생에게 확연히 느껴지고 (그 질문자는 자기세계 속에 빠져있기에, 그 사실을 지각하지 못한다.) 질문자의 질문에 애매한 요소들이 다중으로 담겨있어 정신이 잘 집중되지 않고...머리가 분산되며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이 든다. 그런 질문자들을 반추해보면 외적 태도는 매우 젠틀한데 내면(무의식)에 소화되지 못한 상처 내지 '화'가 쌓여있는 경우가 많다. 마비된 부정적 감정들로 무의식이 꽉찬 그/녀는 누군가에게 내면을 건드리는 어떤 자극을 받을 때마다 긴장감이 생기고, 그 자극과 긴장을 차근히 음미해 소화해내지 못한 채, 기존의 부정적 감정덩이와 더불어 질문 형식을 빌어 '배설'해 대고 있는 것이다. [머리로는 삶을 긴장시키고 불편하게 만드는 내부 '그것'의 정체를 알아내어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데, 속으로는 충격으로 얼룩진 그것의 실상을 결코 대면하고 싶지 않은 마음! 이 두 대립되는 욕구와 힘들이 타협해서 형성되는 물음 양태가 겉으로는 세련되 보이지만 초점이 모호하고 혼란스럽고 과도한 물음 태도 등이다.] 그런 질문 활동은 질문자 내부의 긴장과 불편을 잠시 덜어주는 효능을 지니지만, 문제는 그것이 소화되지 못한 채 '배설된 질문'이기에, 새로운 자극(의미)들을 온전히 수용하고 스스로 소화해내 기존 무의식 요소(부정적 감정들)들과 통합해내야만 가능해지는 자아 성장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 그 경우 선생이 어떤 심오한 답을 해주어도 그걸 '경청'하려는 마음과 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질문 자체가 자기애적 배설이었기 때문에, 외부 타자의 답은 진정으로 질문자의 정신에 수용되지 못하고 소화되지 못한다.(무의식을 건드리는 어떤 응답도 의심, 부인, 평가절하되어 무가치하게 지각된다.) 결과적으로 통제되지 않고 배설된 질문들은 그걸 청취하는 타자들의 영혼을 잘문자의 소화되지 못한 배설물 내지 마비된 정신상태로 오염시키고 자아기능을 침체시켜, 여러 수강생들이 여기저기서 괴로워한다! ("아, 이 수업이 끝나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고 골치아픈 저 사람이 던진 복잡한 질문들로 머리 속이 꽉 찰 것 같애~") [그런데 1:1 상담 상황에서는 이 모든 물음들이 매우 자연스럽고 유익하다. 분석가는 내담자가 던지는 어떤 질문도 기꺼이 수용하고 소화해 유익한 무엇으로 변형시켜 내담자에게 '해석'으로 되돌려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각기 다른 욕망과 관심과 목표를 지닌 다수가 공존하는 '수업 상황'에서는, 다수의 피해자가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해, 선생은 특정인의 과잉질문에 대해 '경계를 세우는' 상징계의 책임자 역할을 해야 한다.(다수의 참석자에게 깊은 깨달음을 촉발하는 물음들인 경우엔 과잉질문에 해당하지 않는다.) ] 질문이 그/녀의 자아발달에 기여하려면, 어떤 외부자극으로 인해 내적 긴장이 생길 때, 그 긴장을 뭔가를 알고 있을 것 같은 타자에게 <곧바로> 표출(배설)하기 보다, 일정시간 내면에 담고서 반추한 후에 질문으로 표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수동공격'이란 외면(의식)으로는 좋은 의도, 좋은 생각, 좋은 모습을 취하고 있는데...무의식에서는 덩어리진 (부정적 감정들) 화가 들끓고 일부 변장된 양태로 표출되어, 결과적으로 현실의 상황이나 관계를 불편하게 하는 방어적 태도 내지 활동을 지칭한다. 가령 '과도한 친절', '과도한 선물', '과잉 질문' 등등도 이것에 해당한다. 친절해서 좋은데 (=공부할 내용에 관심 갖고 질문해 주니 좋긴 한데)...'과도'하기 때문에(=진정한 관심은 자신모르는 다른 곳-무의식-에 있기 때문에, 응답자에겐 질문자의 물음이 뭔가 부적절하고 진정성과 어긋나게 느껴지고) 뭔가 상대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어 (=보이지 않는 부담덩어리로 밀려드는 질문에 질문청취자가 지녔던 좋은 정신기능과 기운들이 파괴-고갈되고, 존중받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결과적으로 응답자가 질문자에게 만족스런 답을 제시하지 못하게 되거나,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게 되는! (의식의 진실과 무의식의 진실이 각기 다르고, 서로 과잉 괴리-대립되어 서로 평가절하 하고, 통합되지 못한 채 모순된 두 유형의 욕구들을 혼합-압축해서 쉽게 풀리지 않을 복잡한 물음으로 표출하는..) "어이, 선생님, 내 속의 응어리를 제대로 이해해서 풀어줘 봐~. 그런데 뭔가 두렵고 불편하니 내 속 너무 가까이 오지는 마~!" (질문을 뿜어대는 이 답답한 내 마음의 뿌리를 '제발 좀 가까이 와서, 아니야 저기 멀리 떨어져서' 온전히 해소해 줘봐~! 어떤 대단한 '인간'도 모순으로 꼬인 이 마음을 결코 풀 수 없어. 당신이 기껏해야 '인간'인 이상 ... 그리 바라지도 않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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