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드 정신분석 연구소

사이트맵


칼럼


시기심
관리자(cjlee7600@hanmail.net) http://www.freudphil.com
2017년 11월 15일 00:58 434
시기심(envy) !   클라인학파 임상가들의 전문영역인 동시에 가장 악명높고 골치아픈 병리성의 특성이자, 병리성 등급 분류 기준들의 뿌리에 안타깝게도 '이것'이 있다.
정신분석가가 이것이 강한 내담자를 만나면, 안정스럽던 정신성이 파괴되어, 피로감이 느껴지고, 멍해지고, 심각한 혼돈을 겪는 분석상황의 난관을 이겨내야 하는 험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방어적으로 몸을 사리게 된다. 
“아, 저 사람은 왠지 피하고 싶다.” “저 사람에게 줄 내 안의 에너지가 조금도 느껴지거나 꿈틀대지 않아...분석관계를 곧 끝내고 싶다..”

시기심을 치유하는 지름길은 유아기의 양육자가 유아에게 해주지 못했던 '그것'을 치료사가 분석환경에서 대신 보충해주는 것이다. 즉, 분석가는 환자(내면의 유아)가 못견뎌하고 불안해하는 그것을 '지금 여기'에서 분출시키고 그걸 집어삼켜 소화해내며 버텨주어야 한다. 분석가를 힘들게 하는 환자의 이러저런 공격들을 버티면서 파괴적인 그 행동, 부정적 감정과 생각, 곤혹스런 기운의 근원들을 하나씩 추적해 밝혀내어 긍정적인 무엇으로 변환(transformation)시켜야 한다. 환자가 내뿜는 독을 분석가가 피하지 않고 삼켜서 얼마나 버틸 수(변형시킬 수) 있는가는 수많은 변수들로 인해 판단하기 간단치 않다.
[정신이 휙 돌 수 도 있고, 무던히 넘어갈 수도 있다. 시기심을 초점화할 경우, 정신분석가는 결코 고상한 직업이 아니다. '독'들에 감염되는 수난을 기꺼이 감수해가야 하고 불확실성의 부담을 치열하게 떠않아야 하는 극한직업이다.]

정신과의사들 중심으로 구성된 된 자아심리학 학파에서는 내담자들의 시기심을 견뎌내지 못해서 정신이 붕괴(breakdown)되어, 원로 정신분석가에게 오랜기간 치료의뢰되는 정신분석가들 사례도 적지 않다.
"아, 감당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골치아픈 환자들이 우연히 여럿 겹치다보니 (게다가 갑자기 현실에서 힘들고 신경써야할 일이 생기다 보니) 어느순간 내 자아가 견뎌낼 수 있는 한계치를 넘었나 봐요. 불안이 엄습하고 내 몸이 내 몸같지 않고, 내 정신이 더이상 통제가 안되요! 그토록 강하던 내 자부심도 어느덧 없어졌어요!...나락으로 추락하는 느낌이... 다 때려치고 싶다~"

이런 분석가들의 여러 피해 사례들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미 몇번의 부작용을 경험했거나 피곤을 느낀 분석가는 생존차원에서 자신모르게 ‘방어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개인마다 고유 주파수의 소통을 필요로하는 내담자의 고통들을 세심히 경청하며 담아내어 변형시키는 분석관계를 지향하기 보다, 약물의 강력함으로 환자의 병리성을 제압하고 관리하는 의학매뉴얼에 기계적으로 적응하게 되며, 환자를 사회의무적 치료대상으로만 다루게 되곤 한다.

"그대는 혹여 이것이 비인간적 태도라고 느끼는가? 세상을 관념으로만 판단 평가하며 사는 편해빠진 이 사람아... 이것이 다수를 배려하는 합리적인 최상책이야. 시기심의 그 무시무시함을 직접 체험해본 후에 그대의 적나라한 모습을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바라보시게...어떨까? "
[미국사회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가치 기준으로 삼는 共利主義 윤리를 따르기 때문에, 시기심이 쎈 소수 환자를 위해 정성을 쏟다가 정신치료사의 에너지가 고갈, 붕괴되는 것보다, 시기심이 적은 다수의 내담자들을 위한 치료에 두루 기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시기심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좋음을 자신이 아닌 타인이 갖고 있어 그 좋음을 빼앗아 자기 것으로 소유하고 싶어 하는 ‘질투심’(jealousy)과 매우 다르다.
그것은 자신에게 부정적 지각과 고통을 일으키는 모든 것들을 남김없이 없애려드는 파괴[죽음]욕동의 심리상태로서, 그것의 표적은 ‘좋음 자체’를 향한다. 어떤 강렬한 좋음이 외부에서, 심지어 내부에서 지각되는 순간, 상대적으로 손상되고 박탈된 상처와 불안을 지닌 자신상태가 대비되어 더욱 불행하게 지각되기 때문이다. 즉, 시기심은 '좋음 자체를 파괴하려드는' (황당한 反생명적) 심리 활동이다.
"나를 향해 화사하게 미소짓는 아름다운 네 얼굴을, 네 뽀얀 피부를 당장 담뱃불로 지지고 싶어 ~"
“너에게 좋은 마음을 갖고 있고 정성스레 대해준 나에게 어찌 이런 황당한 고통을 줄 수 있어~”
“흐흐흐, 바로 그래서 잘난 너를 없애고 싶은 거야! 너는 이제 끝났어..”

인간관계에서 사람을 놀래케하는 충격적 사건사고들은 대부분 무의식에 숨어있던 시기심이 돌출할 때 발생한다.
(찬송하는 예배당, 평화로운 캠퍼스, 신나는 음악공연장, 여유롭게 오가는 번화가 행인들을 향해 무차별 총기 난사하는 '그 순간 그'의 마음을 상상해보라,..)

시기심 많은 내담자는 분석세팅 속 분석가와의 관계에게 모처럼 짙은 좋음을 체험하면, 분석실을 나서는 순간부터 그 좋음을 없애려 온갖 짓을 한다. 그 결과 다음번 분석만남에선 어떤 내적 변화도 없는 멍한 원상태로 나타난다. 그/녀는 자기 내부의 좋음들과, 자신에게 좋음을 주는 대상들을 남김없이 파괴하여 ‘無化’ 상태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로인해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도 매 회기 분석 관계에서 생성된 좋음들이 좀처럼 내면에 축적되지 않고, 그때그때 (자동적, 무의식적으로) 내파되어, 정신의 어떤 새로운 변화와 성장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선생님은 왜 항상 고민 없이 좋은 얼굴을 하고 계세요. 불편해요..저에 대해 좋은 말을 해줄 때일수록 분석받는 내 자신이 하찮게 느껴져요..기분 더러워요 ~ ”
Freud는 이런 부정적 치료반응을 일으키는 무의식적 원인을 '죽음본능'으로 서술했고, Klein은 시기심으로 명명했다.

주로 생후 첫 일 년 동안에 강렬히 활성화되는 죽음욕동과 시기심이 양육자에 의해 적절히 품어지고 담아져서 유아가 감당할 수 있는 정서로 변형되지 못한 채, 원초 상태 그대로 무의식에로 추방(분열)되어 축적되면, 무의식의 시기심으로 인해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 내부에 '좋음'을 간직하기 어렵게 되고, 타인을 위해 ‘좋음’을 베풀 수 없는 인격이 된다.
“저 사람에게 수년간 정성껏 대해주었건만, 그에게서 도무지 좋음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외모에 끌려서 만났는데 이 관계를 어찌해야 하지요?”
"저 사람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요. 너무 불행하고 불쌍해해 보여 온갖 정성을 기울여 물심으로 도와주었지만, 도와준 사람들의 삶마저 기괴할 정도록 망가지고...모두가 불행에 빠져 버렸어요...이젠 저도 죽고 싶어요 ~"

(자신모르게) 무의식에 시기심이 축적된 사람을 우연히 가까운 지인이나 파트너로 관계맺게 되면 어찌되는가?
그/녀는 자신이 지녀왔고 일상으로 누려왔던 좋음들이 남김없이 (공포 영화처럼 원인모른체) 하나씩 처절하게 파괴되는 비극적 상황에 처하게 된다.
가족 구성원에 그런 사람이 있거나 (새로 맞이해 가족으로 들어오면), 가족 개개인의 좋음들이 그/녀를 부양하는데 다 소모되어 고갈되거나, 그/녀 상태와 유사하게 얼음같이 마비되는 상태가 된다.
“나를 불행 상태에 버려두고 너희들만 행복하게 웃고 사는 모습을 결코 용납할 수 없어 ~”


시기심이 강한 사람이 우연히 모인 공부 클레스 집단에 속하게 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가?

그 집단의 '좋음'들이 어느새 대부분 고갈되고 만다.

심연의 진실을 탐구하고 싶어하는 진지한 호기심들은...어느덧 옅어지고...
선생을 향한 믿음이 흐믈해지고...

공부와 무관한 농담, 키치, 부정적 언어...잡담이 교실 공간에 자주 울리고...
진지한 물음이 사라지고
뭔가를 진지하게 소화해내려 애쓰는 귀한 침묵의 무드는 옅어지고
비급의 지혜를 가슴 깊이 전하고 싶어하던 선생의 욕망도 내공도 흐릿해져
어느덧 그곳에는 어떤 '좋음' 감정도, 관계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시기심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시기심을 '알게 모르게!' 교묘한 방식으로 직간접적으로 주변 대상들에게 전염시킨다.
그것은 정신분석을 깊이 배우고 체험했거나, 직관력이 섬세한 소수 사람에게만 인지될 뿐이다.
보통의 사람들은...원인모른 채...공부 욕구가 사라진 상황을 멍하게 방관할 뿐이다.
(영유아기 무의식의 시기심이 활성화되면, 선생이 그에게 좋음을 주는 그 순간, 좋음을 받았다고 느끼는 그 순간 그것에 대한 지각기능이 파괴-마비되어 잠시 좋았던 기분이 원상태 되돌아가고, 공부 욕구가 쓱 사라진다. )

타인의 파괴성(시기심)을 '담아주고 견뎌내어 부드럽게 변형시키는 모성 능력'을 지닌 인격체가 집단 내부에 얼마나 있는가가...시기심의 파국을 버텨내어 집단의 공부 욕구 유지 여부를 가늠하게 하는 중요 변수가 된다.  
(담아주는 따스한 마음 능력을 지닌 사람 곁에 있으면, 앎에의 욕구가 활성화되고, 머리가 맑아진다.)

"이상해요. 다른 클레스에서 선생님을 뵜을 때는 진지한 앎의 욕구가 대단히 강했는데....
이 클레스에 참여하면서부터 점점 욕구가 사라졌어요..

어, 저는 선생님께 십년을 배웠어도, 알고 싶은 욕구가 여전히 생생해요...“

시기심을 소화해낼 수 있는 개개인 정신력의 강약에 따라,,,타인의 시기심에 영향 받는 강도와 양태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보통의 경우는 담아주는 인격과 시기심 인격이 혼재된 상태에서 집단 속 인간관계 파노라마들이 예측불허하게 전개된다.

'수업 분위기'에 주목하면...어떤 인격의 어느 부분이 (무의식적으로) 시기심을 쏘는지 때로 힐끗 보인다.

개인 내부에서도, 타자와의 좋고 나쁜 관계 양태에 따라, 시기심이 출렁일 때와 따스한 건강한 인격이 발현되는 때가 이리저리 달라지며 다채로울 수도 있다.

"앗, 선생님이 저에게 그런 자상한 관심을 가져오셨어요! 진작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으. 되돌릴수도 없고..으쩌지.."
"저는요. 권위자만 보면 저도모르게 화가 나요. 뒤집어 엎고 싶어지고...제가 무슨 짓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저를 도와주려했던 모든 관계들이 매우 않좋게 끝났다는 것만 희미하게 기억나요... 지구가 멸망했으면 좋겠어요~
세상에 유명하고 잘난 놈들과 좋은 일 한다고 나서는 새끼들 무조건 다 죽이고 싶다 ~"


안전한 수업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총체적 책임을 지닌 정신분석 선생은 시기심과 연관된 집단 속 이 모든 파괴 역동들로부터 구성원들을 보호하여 쫗은 공부 맺음을 하게 계속 신경써야 한다.
"공부 과정에서 불편한 느낌이나 생각이 들면, 언제든 표현하기 바래요 ~(자신모르게 타자의 시기심 피해자가 되지 않게, 너 자신을 잘 지키기 바래 ! )"


▲ Go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