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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기원, 기능, 의미 - Freud
관리자(cjlee7600@hanmail.net) http://www.freudphil.com
2017년 02월 27일 09:25 382
히스테리는 금지된 욕망과 연관해 향락이 실현될 가능성이 생길 때마다 불연듯 불안과 더불어 몸의 여기저기가 마비되고 강한 통증(복통, 설사, 근육통, 성교통, 시력마비...)에 시달린다.
강박증자는 완벽한 합리성을 추구하다가 불합리한 어떤 생각이나 행동에 집착하거나, 갈등을 반복하는데 인생의 상당 시간을 허비한다. 지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자기문제는 해결하거나 벗어나지 못한다.
공포증자는 어떤 사소한 대상이나 상황에 놓일 때마다 통제하기 힘든 알수 없는 공포가 밀려와 그것을 회피하는데 신경쓰느라 현실에서 많은 손실을 감수한다.

이처럼 쾌락도 없고 현실 이익도 없는 어떤 생각, 상태,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그 힘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심인성 질환인 신경증(히스테리, 강박증, 공포증)의 발생 원인과 치료방법을 알아내려 애쓰는 과정에서 '무의식의 학문인 정신분석'을 창시하게된 프로이트는 처음에 그 힘이 과거에 받은 어떤 강한자극(‘상처, 유혹’)에 기인한다고 보았다.
(조상이 겪은 ‘충격적 사건’이 본능욕동에 흡수되어 ‘기질로 유전'된 경우나) 유년기에 과잉자극을 받으면 그것이 정신내부에서 소화되지 못한 채 흥분과 긴장과 표상이 응축된 '이물질'로 남게 되고, 그것을 자아가 의식에 담고 있기 힘들어 무의식으로 '억압'할 경우, 타고난 기질과 억압된 이물질(복잡한 감정-표상 덩어리)이 뿜어내는 강한 기운에 의해 '과거 그때 처럼' 과잉자극받은 듯한 상태, 상황, 행동을 자신모르게 반복하게 된다.

프로이트가 신경증자들의 무의식을 탐색하면서 주목하게된 강한자극은 주로 방어능력이 취약하고 예민한 시절에 받은 성적 유혹과 연관된 자극이었다.
이후에 프로이트는 신경증자들이 카우치 정신분석 과정에서 떠올린 '중요 대상'(부모..)으로부터 받았다는 ‘성적 유혹과 버림받은 상처’가 ‘사실이 아니라 유아성욕동에 기안한 유아적 환상’이라고 재해석한다. 신경증자는 억압된 무의식에 “나는 ~로부터 유혹받고 상처받았어!”라는 환상적 생각과 복잡한 감정을 지니며, 이 환상과 강렬한 감정덩어리(온전히 사고되지 못한, 소화되지 못한 이물질)가 신경증 증상을 일으켜 반복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일단 신경증 증상이 발생되면, 증상에는 항시 무의식의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게 하고 '증상'으로 나타나게끔 만드는, 해결되지 못한 (억압된 성적 관심과 연관된) 환상적인 뭔가가 담겨있다. 모든 증상의 배후에는 의식의 접근이 차단된 무의식적 사고와 유아적 환상이 작동하고 있고, 증상은 그 특정 무의식적 사고와 감정과 환상을 의식에로 표현해 드러내는 동시에 의식이 그것의 정체를 알지 못하게 접근을 막는 기능을 한다.
[병든 언니를 정성껏 돌보는 형부를 사랑했던 엘리자벳의 다리통증은, 결코 누구에게도 심지어 자신에게조차 발각되선 안되는, 그녀의 부도덕한 생각("언니가 죽어, 형부와 결혼하고 싶다~")을 한동안 가려주는 기능을 했다.]

신경증자와 보통사람의 개인무의식에는 태고적부터 유전된 본능이 일으키는 인류공통의 ‘원초 환상’(오이디푸스 환상)과, 어린 시절에 좌절된 구강/항문/남근 욕구를 ‘보상’받기 위해 만들어낸 ‘유아적 환상’이 있다. 즉 양육자의 도움을 받아 본능욕동을 한껏 기분좋게 누리고 싶어하던 의존적이고 무기력하고 민감한 시기에, 본능욕동 충족이 심하게 좌절되거나 과도하게 충족되면, 초자아의 금지요구가 내면화된 유년기 이후에, 그때 그 쾌감을 반복해서 누리고 싶어하는 소망이 활성화되고, 대리-대체보상 욕구와 '배타적 집착' 욕구가 생겨, 환상을 만들어내 그것에 고착되게 된다.

유년기 욕동과 환상은 아이가 생리심리적으로 발달해가는 단계마다 필요로하는 변화된 쾌락 유형과 연관해, 구강기의 젖가슴 탐욕과 전능환상, 항문기의 변배설과 연관된 가학-피학적 통제 환상, 오이디푸스기 사랑 대상에 대한 성환상과 거세환상 등으로 구성된다. 이 환상들은 그것과 연관된 각 본능욕동들이 현실에서 적절히 충족되지 않거나 성찰되지 않을 경우, 무의식에서 평생 동안 원상태로 보존된다. 그 결과 나이든 개인의 현실 인식이 무의식의 환상들에 의식 모르게 영향 받아 왜곡되며, 어린시절의 환상을 지금의 현실에서 충족하려는 비합리적 욕망과 행동이 반복해서 일어난다.
[평생 동안 온종일 좋은 먹거리에만 신경쓰는 사람(구강환상), 소유와 소비에 과잉집착하는 사람(항문기 환상), 남녀 사랑체험을 반복해서 갈망하는 사람(남근기 환상)]

무의식에서 역동하는 여러 환상들의 현실적 충족이 불가능할 경우, 환상은 꿈ㆍ신화, 예술작품, 증상, 실수 등의 파생물들을 생성하여 자체를 다양한 양태로 드러낸다.

통합되지 않은 부분지각과 부분충동들로 구성된 ‘유아성욕’(유아의 쾌락욕구)과 '유아성환상'은, 유년기 말기에 아버지의 규범요구를 내면화해서 내면에서 실행시키는 초자아(양심)가 형성된 이후 초자아의 금지명령에 의해 대대적으로 억압된다. 그 결과 어린아이에겐 자연스럽던 유아적 쾌락욕구와 유아적 환상들이, 유년기 이후엔 유치하고 더럽고 위험하고 수치스런 무엇으로 금지되고 부정되어 망각된다. 그런데 이 금지압력으로 인해 유아성욕과 유아성환상이 무의식으로 억압ㆍ망각됨으로써, '그것'은 개인의 감정과 사고를 평생 좌우하는 강렬한 무의식적 욕망의 ‘원인이자 모델’이 된다. 강렬한 정서를 일으키는 욕망들은 대부분 유아성욕·유아성환상과 연관된 무의식의 욕망이다. 그것이 ‘무의식’이어서 지각되지 않기 때문에, 변하지 않은 채 나이와 무관하게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그이를 보는 순간 (어릴 시절에 본 아버지처럼) 대단한 매력이 느껴져 필사적으로 노력해 결혼했는데, 이상스럽게도 지난 30년간 여기 저기 몸이 아프고, 성관계가 고통스러워 피하며 살아 왔어요”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대상을 보면, 저도 모르게 그에게 끌리고 흥분이 되 집착하게 되요. 결코 관계 맺어선 안 되는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왜 금지된 대상에게만 마음이 끌려, 구애, 유혹하는 행동을 반복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다 막상 그분이 내게 관심을 보여 다가오면, 당황스럽고 급 실망해서 도망치게 되요..”


정신분석의 주요 과제는 우리의 현재 욕망에 결합되어 있는 무의식의 어떤 생각-표상-감정들이 ‘지금의 현실’과 무관한 ‘과거적 환상’에 기인한 것임을 성찰하여, 인간을 유아적 환상과 불안에 강하게 반복해서 휘둘리는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환상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현실 삶에 대한 왜곡 없는 인식과 '주체적 향유’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유아적 성환상이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인 동시에 '욕망을 일으키는 구조적 요인'이라는 점이다. 환상들은 심리세계를 구성하는 '심리 내적 실재'(psychic inner reality)이다. 따라서 유아적 환상이 해체될 경우, 그(녀)는 갈망과 (거세, 초자아) 불안에 반복해서 휘둘리는 증상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자아에너지를 유아적 만족과 무관한 대상·영역들에 투여해 냉철하고 안전한 현실 인식과 현실적응을 이룰수도 있다.
그런데 (본능적-유아적 성) 환상이 완전히 제거된다면 인간은 어떤 상태에 처하게 되는 건가? 특정 쾌락에 배타적으로 집착하는 증상적 태도를 벗어남과 더불어, 어떤 쾌락에도 연연치 않는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은 아닌가?
인간에겐 뭔가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욕망활동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 욕망이 미약하면 인생은 무덤덤해진다. 그것은 고통스런 좌절이 없는 상태인 동시에 무미건조한 상태이다.

무의식에 위치하는 본능적-유아적 성환상들은 외부로 투사된다. 그로인해 '지금 여기'의 대상 지각을 왜곡시켜 대상에 대한 온전한 인식과 관계를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아울러 대상에 대한 강한 관심과 흥미를 일으켜 욕망을 활성화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처럼 ‘환상’은 인간에게 양가적 가치특성을 지닌다.


자아의 기능에 주목한 후기 프로이트는 정신분석가가 내담자에게 제공하는 ‘무의식 해석’이 그 진리성이 엄밀히 검증되는 ‘과학적 설명’이기보다, 내담자와 분석가 사이의 관계 속에서 특별한 힘을 발휘하는 일종의 ‘심리적 구성’임을 자각한다.
의식과 무의식으로 분열된 인간의 정신조직은, 자신의 인식내용이 실재에 대한 엄밀한 인식임을 주장할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원초적 본능상태로 태어난 아기는 낯설고 고통스런 외부자극과 내부충동의 과잉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방어기능을 지닌 정신기관인 자아를 이드(원초아)로부터 분화, 발달시킨다.

학자들이 주목하는 외부세계에 대한 인간의 인식활동은 자아활동들의 일부로서, 언제나 '개체의 안전한 보호'라는 일차 임무를 배경으로 작동된다. 즉, 자아는 ‘개체의 안정된 보존’이라는 기본목적에 부합되는 한에서만 실재에 대한 정확한 인식활동을 꾀할 수도 있고, 개체의 안전한 보존을 위해서 자신과 외부세계에 대해 왜곡된 지각(환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개체가 정신적으로 외부적으로 극히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경우엔 자기 자신과 외부세계를 왜곡해서라도 개체의 안정(정신균형)을 도모하는 방어기능을 작동시킨다. 즉 자아는 객관적 인식(검증활동)과 더불어 주관적(방어적) 환상지각을 유발하는 원인인 셈이다.

만약 자아가 온전히 자립에너지를 지닌 정신기관이라면, 자아는 객관적인 인식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아는 본능욕구들을 어느정도 만족시켜주며 본능(원초아)으로부터 활동에너지를 제공받아야 하고, 초자아의 냉엄한 명령과 감시를 받아야 하며, 냉정한 외부세계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여러 조건들에 속박되어 있다. 따라서 자아가 자립적인 활동 주체가 되지 못하는 한, 자아는 자신과 외부세계에 대한 객관적 검증(인식)활동과 현실원칙에 부합하는 행위의 주체인 동시에 억압된 무의식과 본능욕동들과 초자아로부터 오는 내적환상들의 요구를 실행하는 대행기관이 된다.

자연생명체인 인간이 지닌 주요 내부기관인 자아의 제1임무는 ‘참/거짓’, ‘진실/환상’에 대한 엄밀한 성찰이 아니라 '유기체의 안전한 보존'이다. 그로인해 자아가 지각하는 인식내용들에는, 본질적으로 환상과 실재가 혼합되어 있다. 이것이 외부세계 '객관적검증'활동과 '개체의 안전한 보존'이라는 종종 서로 대립되는 목표를 함께 추구해야만 하는 '자아'를 지닌 인간의 인식 특성이자 한계다.
[ "(다른 자연생명체들이 멸망하더라도) '인류'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말씀은 곧 진리이자 선입니다. (사실 아닌 환상일지라도) 인류와 나에게 유익함을 주는 말은 모두 참이고 좋음이며 아름다움입니다~인간은 우주의 주인이며, 한국인은 위대한/한심한 민족이며, (그 나라에 이익이 될지라도) 한국인에게 손해 주는 정책을 내세우는 모든 외국 정치가는 사악한 나쁜 사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혹자가 모든 ‘환상’은 반드시 해체해야만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면, 먼저 그(녀)에게 그런 주장의 논리적 근거와 심리적 이유를 함께 물어야 한다. 만약에 ‘환상’이 인간성의 본질 조건이고 인간의 생존에 유익한 무엇을 제공하는 근원적인 무엇이라면, 환상은 왜 반드시 부정적인 무엇으로 비판되어 해체되거나 극복되어야 하는 것인가?

이 물음을 진지하게 물은 자는 현대철학의 선구자인 니체와 프로이트다.
니체는 권력을 지닌 타자가 제공한 관념들에 쇠뇌·종속되어 사는 대중의 노예상태로부터 벗어나 ‘주체적인 사유와 다중의 관점을 생성해내어 음미하고 활용하는 자유인’(초인)이 되기 위해, 인간에게 활력을 주는 예술적 환상과 경직된(독단적인) 형이상학적 환상의 장단점을 분별해 자신의 정신신체 상태와 삶의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함을 역설한다.

"환상의 보호막 없이 '실재'를 대면할 수 있는 사람은 대단히 강한 정신성의 소유자입니다. 그러나 '진실에 대한 앎'만 추구하는 인간은 삶을 향유하지 못하는 어떤 문제를 지닌 존재일 수 있습니다. 건강한 인간은 환상없이 진실을 대면하는 능력과 더불어 아름답고 웅대한 환상들을 다채롭고 유연하게 향유하는 삶을 필요로 합니다 ~"

프로이트는 고통스럽게 반복되는 히스테리, 강박증, 공포증 증상이 무의식의 '유아적 성환상 고착'에 기인하기 때문에, 환상을 철저히 직면, 성찰하여 그것에 병리적으로 휘둘리는 상태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오이디푸스 환상이 인간들 사이의 (권력과 애정) 경쟁 관계에서 승리자가 되려는 강렬한 감정을 역동시키는 숨겨진 보편적 본질 요소임을 숙고하게 한다.

"내가 아버지(엄마)보다 더 대단한(매력적인) 존재라는 걸, 엄마(아버지, 세상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보여주고 말거야~. 엄마(그 분)는 내 꺼란 말이야 ~"
"내가 선택한 그 대상에게 나는 가장 사랑받는 대상이 되어야만 해~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좋아하면 이젠 결코 용서치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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