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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정성스레 대하는 느낌이 안들면, 상대의 사소한 말과 몸짓에도 모욕감에 격노가 일어나요 ~" “제 삶을 좌우할 주도권을 쥔 대상과 관계할 때마다 왠지 민감해지고, 충분히 인정받지 못할 때 수치감이 솟구쳐 관계를 망치곤 합니다. 중요한 대상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싶은데, 민감해지거나 수치심이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수치심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가? 어떤 사람이 유독 수치심에 민감해지는 것인가? 정신건강에 '자존감'의 중요성을 강조한 자기애성격 전문가 Kohut 에 의하면, 최초의 수치심은 탄생 초기 영유아가 양육자(최초대상)로부터 이 세상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대상으로 존중(환영, 대접)받지 못한 데에 기인한다. [자기존재성이 무시되는 근원적 수치감!] [2차 수치심은 오이디푸스기 ‘어머니-아버지-나’ (그리고 형제들) 사이에서 최초 성대상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경쟁관계(3자관계)에서, 성적 매력과 힘이 약한 대상(덜자란 남근 능력을 지닌 존재)으로 무시당한 상처경험에 기인한다. 이런 1차, 2차 시기에 겪은 수치감 비율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영유아기에 엄마에게 온전히 존중(무조건 사랑) 받으면 '거대 자기'(Grandiose Self)가 형성되어, 세상이 자신을 향해 어떤 부정적 평가자극을 쏘아대도, ‘자기’가 깨지지 않고, 큰 수치감을 느끼지 않는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대단한 존재'라는 자존감이 두둑하기 때문이다. 이 유년기 '거대 자기'는 성장 과정에서 이러저런 현실적 한계 경험들을 거치면서 점점 '성숙한 현실자아'로 대체되어, 거대자기(자기과시)에 연연해하지 않게 된다. 유아기 거대자기보다 현실자아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 건강한 성장의 표상이다. 반면에 부모의 병리적 정신성, 복잡한 가족사, 사회적 재난 등의 원인들 때문에, 출생 순간부터 엄마에게 환영받지 못한 영유아는 어찌되는가? '나'라는 존재가 부모에게, 이 세상에게, 쓸모없거나 그리 중요치 않은 무엇이라는 유아적 환상과 수치감을 갖게 되고, 견디기 힘든 이 감정을 벗어나고자 (느끼지 않으려고) 강력한 방어가 작동된다. 그 결과로 세상일반, 인간일반에게 상처받을지(무시당할지) 모른다는 불신의 마음을 갖게 되고, 성장한 후에까지 성숙한 현실자아 대신에 유아기의 '원시적 거대자기'를 계속 지니게 된다. 거대자기를 포기하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유아기에 겪은 무시당한 대상관계 흔적과, 수치감, 무가치감에 계속 시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영유아기 수치감은 성인의 분열된 무의식에 계속 보존되어 있고, 스스로의 의지로는 극복될 수 없다. 이것이 변형-극복되려면, 유아기 양육자처럼 전능하게 지각되는 외부 대상과 연관해 전적으로 존중받는 '자기대상' 경험을 오랜 기간 지속해야 한다. 그래서 속마음에 원인모를 수치심을 지닌 자기애 성격자는, 최초대상이 제공하지 못한 그 ‘전적인 존중 경험’을 현실에서 대리보상해줄 '과대적 자기대상'(헌신적 사랑대상, 헌신적 봉사대상)을 찾아내 온전히 베품받는 관계를 체험해야 하는 심리적 생존과제를 늘 갖게 된다. 현실의 인간에게서 보충이 불가능하면, (종교, 학문이나) 예술에서 대리보상이 가능하기도 하다. 가령 선민의식을 강조하는 종교집단 교리에 심취하거나, 영원한 완전자와의 지적 합일을 지향하는 특정 형이상학에 경직되게 몰입하거나, 영웅교향곡을 반복해서 들으며 과대자기를 보충할 수도 있다. 무의식에 영유아기와 오이디푸스기에 겪은 수치심이 큰 사람은, 그 수치심 때문에 타인들과 진정으로 친밀한 관계를 하기 어렵다. 자기애자가 타인과 가까이 관계하는 경우는 균열된 과대자기를 보충하기 위한 수단적 방편이 절실할 때다. 그런데 외부대상이 자신의 자존감을 보충해주는 기간 동안엔 대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상을 하지만, 상대가 자신의 단점이나 문제를 건드리는 순간, 무의식의 수치감이 치솟아 관계가 쉽게 깨지게 된다. 내 삶의 행/불행 을 좌우할 주도권을 쥐고 있는 힘있는 현실대상과의 관계는, 무의식에 각인된 양육자와 아기 사이의 최초관계와 유사성 지닌다. 그로인해 그 대상은 현실가치보다도 유난히 큰 심리적 가치를 지닌 듯 지각되고, 자신의 존재가치(능력)를 <또다시> 인정(존중)받지 못할까봐, 그리고 (오이디푸스기에서처럼) 주도권을 상실한 존재로 전락할까봐 정신이 예민해지게 된다. 그러다 그 대상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어떤 일이 생길 경우, 무의식에 잠재된 수치감이 치솟아 자기가 깨지게 되고, 견디기 힘들어져, acting out 하거나 그 대상을 평가절하,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수치감을 자극할 위험성을 지닌 대상은 미련 없이 관계를 잘라내곤, 곧바로 망각하게 된다. ("그 누구에게도 함부로 평가당하진 않을거다. 오히려 내가 너를 평가한다. 모든 관계의 주도권은 내가 쥐고 말꺼야~") 나르시스트란 '유년기에 충족되지 못해 온전히 형성되지 못한 거대자기'를 성인이 되어서조차 계속 집착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로인해, 리비도가 대부분 자신에게로 향해 있기에, 타인에게 온전히 관심을 주거나 배려하지 못하고 정서 소통이 부족해 따돌림 당하게 된다. 그런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거나 창피(부정적 평가)당하지 않기 위해, 보통사람보다 열심히 노력해 돋보이는 어떤 '능력'을 개발하거나 우월한 '스펙'을 갖추어 버텨내곤 한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타인을 믿거나 애착하지 않고 약점을 숨기고 장점을 과시하며 방어하는 자기애자의 방어전략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인가? 자기애자는 보통사람보다 외적으로 뛰어남을 지니지만, 바로 그 견고한 방어로 인해 해소되지 못하는 수치심 때문에 정서발달이 막혀, 보통사람보다 정서적으로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굴레에 갇힌 존재다. 그/녀가 만약, 긍정적인 이상화대상 경험을 보충했다면, 유아적(원시적) '과대 자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녀는 일차적으로 영유아기 엄마결핍으로 인해 모성인격의 굴레(2자관계)에 갇혀 있어, 이상화대상 경험조차 '부분지각' 내지 '피상적 관계' 차원에 머물게 된다. 결국 진정한 이상화대상 관계를 온전히 맺거나 내면화하지 못해, 총명하지만 늘 2% 결함을 지녀 성공한 인물이 되기 직전에 예측 못한 좌절을 겪어 초기 수치감을 반복 경험하게 되고, 자기 정신의 취약성이 타인에게 노출되어 수치 당할까봐, 타인을 진실로 믿지 못해 홀로 고뇌하는 외로운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 (오늘날 개인주의 문화에 만연하는) 자기애성격자는 ‘탁월하고 늠름한 자기’와 더불어 ‘수치감에 당황하는 유아적 자기'의 이중구조를 지닌 채, 자신의 취약한 무의식을 ’부인‘하며 자신과 세상을 버텨내는 고독한 자기도취자다. "나는 결코 상처받지 않아. 하찮은 너희들은 위대하신 나를 결코 상처줄 수 없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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